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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지환 May 30. 2016

72초TV의 브랜드콜라보레이션에 대하여 part.1

72초TV는 광고회사가 아니다. 72초TV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다. 하지만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한다. 72초TV는 과연 어떤 생각으로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는 것일까?


72초TV가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된 이유와 현재까지의 진행 과정에 대해서 한번 적어볼까 한다.



1. 광고, 꼭 제작해야 하나?


작년 5월 72초 시즌1 오픈 후 상당히 많은 브랜드에서 “광고 제작 의뢰”가 쏟아져 들어왔다. 굉장히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만들었고, 우리 작품 만들기에도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저희가 아직은 광고 제작을 할 여력이 없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우리도 법인으로 시작했고, 사업이라면 어쨌든 돈을 벌어야 한다.(뭐 이런 당연한 얘기를 -_-)


결국 선택의 문제였다.

당장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더 큰 돈을 벌기에 좋은 상황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할 것이가.


그런데 여기서 진짜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공감하겠지만, 사실 저 선택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회사가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


콘텐츠 제작사, 그 중에서도 특히 영상 제작사들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익원이 “광고”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일단 먹고 살아야 한다. 



2.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에게 ‘광고제작’이란?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인적으로 (주)칠십이초 이전에 하나의 회사를 만들고 접은 경험이 있다. 그 회사는 공연으로 시작하여 영상 및 그 어떤 형태의 콘텐츠라도 다루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콘텐츠 제작사였다. 

그 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에게 광고란 ‘선’보다는 오히려 ‘악’에 가깝다는 것이다.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두 가지만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생각보다 돈이 별로 안된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가 광고를 제작할 때, 일반적으로는, 비용을 많이 받지 못한다. “광고”라는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는 “뭔가 다를 가능성이 있지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플레이어다. ‘광고’라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눈에 띄어야 하고 크리에이티브가 집중되어 있어야 하는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광고주들은 효과가 개런티 되지 않는 콘텐츠에 많은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 여기서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저러한 광고주들의 입장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2) 크리에이티브한 감독들의 힘이 빠진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때 필요한 크리에이티브와, 광고를 제작할 때의 크리에이티브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때 필요한 크리에이티브에 특화된 감독들에게는 ‘광고’라는 콘텐츠가 생각보다 상당히 힘든 과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본인이 생각하는 ‘재미’에 대한 확신과 그에 대한 구현이라고 생각한다.(지극히 개인적이고 너무나 극단적으로 일반화된 표현이기는 하다) 그런데, ‘광고’를 제작할 때에는 ‘재미’보다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주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지고, 그러한 작업을 하는 것이 오리지널 콘텐츠 감독들에게는 상당히 큰 피로감과 상실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렇게 생겨난 피로감과 상실감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데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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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감독들이라고 해서 돈버는 콘텐츠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감독들이 ‘광고’를 제작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재미’를 희생하면서까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의미’를 담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재미’에 대한 기대치와 기준이 클라이언트와 다르기 때문이며, 이 부분에 대해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까지 찾아낸 한가지 방법은, “내가 생각하는 재미에 대해 대중들이 이렇게 좋아해주고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며 “당신이 이해 못하더라도 나를 믿어주어야 한다”는 부분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만 어느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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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광고를 만들겠다고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돈도 별로 못벌고, 감독들이 지쳐 오리지널 콘텐츠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벌어지기 십상이다.



3. 그럼 어쩌면 좋을까?


72초 시즌1 종료 후 몇 달간, 시즌2를 제작하면서,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고, 일단 시도해 보고자 하는 방향이 잡혔다. 바로 콜라보레이션이다.

우리가 생각한 콜라보레이션의 기준은 굉장히 심플하다.


"우리가 만들어낸 오리지널 콘텐츠의 특별편으로만 제작한다.”


즉, 원래 콘텐츠의 성격과 특징을 그대로 간직한 채, 거기에 브랜드에서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녹여준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해당 브랜드 에피소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브랜드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일반 광고보다도 더욱 대놓고 할 수 있게 되며, 콘텐츠 자체로서도 가치가 살아있게 할 수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살아있다보니, 오히려 광고의 효과도 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가 광고를 만들 때의 “성과적인 불확실성”이 콘텐츠 파워로 보강되기에, 해당 콘텐츠의 가치를 더 높게 인식시킬 수 있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광고 비용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아니, 조금 더 높은 가치로 설득시킬 수 있다) 또한, 72초TV 입장에서도, 콘텐츠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방향을 잡은 와중에, 나쁘지 않은(?) 브랜드로부터 연락이 왔고, 우리는 첫 시도를 시작했다. 첫 만남에 우리의 조건을 이야기 했고, 대행사는 그것을 오케이했으며, 브랜드도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물론, 진행이 매끄럽지만은 않았고, 중간에 촬영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기준을 지켰고, 브랜드와 대행사 모두 잘 이해해줘서(울며 겨자먹기였을 수도 있겠지만...)  겨우겨우 첫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오픈할 수 있었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아래에 있는, 72초 x 삼성레벨U 콜라보레이션,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 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4ZW2VoWIj4

72초 x 삼섬레벨U 특별편.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



이 작품은 오픈 후 큰 반향을 일으켰고,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댓글의 99%가 긍정적인 댓글이라는 어마어마한 리포트를, 대행사로부터 받았다. 


이렇게 우리 72초TV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우리 회사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의 축으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글이 너무 길어져 두 개로 나눕니다. 다음 글이 너무 늦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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