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중심이 아닌 공간 중심의 계획.
인테리어는 어렵습니다.
첫 차를 살 때 옵션을 고민했습니다. 모르는 용어도 많고 그 옵션이 꼭 필요한지 잘 몰랐지만, 고르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명확한 가격이 있었고 트림에 따라 옵션을 묶어 팔기 때문에 하나하나 다 자세히 알고 고를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인테리어는 자동차 옵션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골라야 할 것도 많은데, 그것의 가격도 어디 하나 시원한 구석이 없어서 알음알음 알아봐야 합니다.
가격도 내가 인생에서 자산이 아닌 것 중에 가장 비싼 편입니다. 결과도 천차만별 사기, as문제, 가격추가 등 안 좋은 이야기까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a-z까지 mz 스럽게 준비해 봤습니다.
감성 싹 다 빼고 담백하게 가보겠습니다.
일단 인테리어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나의 공간을 전문 인력, 자재 유통망,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에게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 공간'을 대행해서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강마루를 해야되나 장판을 해야되나를 고민해서 전문가에게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공간에 대해 소통하고 나의 예산을 결정해서 같이 공간을 완성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1. 내가 원하는 공간의 느낌 레퍼런스 찾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원하는 공간이 무엇인지가 출발 점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인테리어는 키워드 중심, 아이템 중심입니다. 무몰딩, 무문선, 600타일, 강마루 등 내가 원하는 공간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전에 아이템과 키워드 정보를 파편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suv인지 승용차인지, 어떤 디자인을 선호하는지부터 결정해야지 가죽시트가 좋을까 천 시트가 좋을까부터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이걸 정해야 강마루를 써야만 하는지 장판을 써도 되는지 판단의 기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2. 나의 라이프 스타일 정리하기
이 부분은 저의 설명을 따라오시면서 정리하셔야 합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고객님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묻습니다. 있어 보이게 말하고 싶어서 라이프스타일인거지 결국 밥은 자주 해 먹느냐, 아이가 몇 명 있고 계획은 언제 하고 있느냐, 거실에서 큰 TV를 놓을 것이냐 등과 같은 것들 말이죠. 이것이 정리가 되어야 레이아웃이 정리가 되고 마감재의 판단 기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두 가지만 정해도 강마루 vs 장판의 논쟁에 그들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합리적 판단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3. 내 공간의 기능적 공사 파악하기.
기능적 공사란 디자인과 관계없이 단열성능, 결로현상해결, 안전을 위한 전기 공사와 같은 오래되거나 건설사에서 잘못 시공하여 문제가 있는 것을 바로 고치는 공사입니다. 이것도 역시 저와 함께 정리하셔야겠지요!
저는 디자인을 우선시하는 디자이너입니다. 만!(을?!) 그래도 핵심적인 기능이 항상 우선입니다. 벽지에 곰팡이가 피는 것을 먼저 해결해야지 그것을 방치하고 대면형 주방을 권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니까요. 여기서 한번 더 라이프 스타일을 돌이켜 봐야 합니다. 누구나 그래야만 하는 기준들은 있습니다. 곰팡이가 피어있는 벽체에 단열하기, 알루미늄 홋창 샤시 교체하기 등 그러나 누군가에게만 중요한 기준들도 있습니다. 윗집에서 물을 쓸 때마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잠을 못 잔 경험이 있다던가, 추운 게 싫지만 난방비는 더 싫어서 단열이 중요하다던가 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필수 적인 공사들을 넣어야 우리가 얼마나 디자인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는가가 나오게 됩니다!
4. 가격 파악하기.
원래 제가 생각하는 4번은 시각화입니다. 도면을 그려서 이 공간이 내 마음에 들어야지 비로소 어떤 마감재를 최종 선택할 것인지 어떤 레이아웃을 최종적으로 선택해서 목공이 몇 품이 드는지, 설비공사는 필요한지 여부가 결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직접 도면을 그릴 수도 없고 계약하기 전에 도면을 그려주는 업체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바웃을 잡습니다 때로는 1000만 원의 버퍼를 둬서 우리가 만나게 될 업체 사장님 혹은 디자이너의 생각에 찬동하여 줄 수 있는 여유를 만드는 것이죠. 이 단계가 몹시 어렵습니다. 이 부분을 저는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어느 정도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은 모든 플레이에 이유가 있기 때문에 고객을 설득하는 일도, 선택을 대신해주고 났을 때 분쟁이 생길일도 적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디자이너의 개념을 만나기 어려우실 수도 있고, 이러한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조차도 고객과의 핀트를 못 맞춰 분쟁이 생길 여지가 있기 때문에 결국 모든! 아이템을 골라 놓고 그 가격을 파악하고 출발하자는 겁니다! 이것은 다소 긴 여정일 수 있으나 저와 함께 우리만의 합리적 이유를 만들어 정말 모든 아이템을 한번 골라봅시다! 아이템이 총 몇 개냐고요? 총 155개입니다. 자재를 붙이거나 사이를 채우는 부자재와 같은 것들을 포함하면 더 늘어나지만, 실제로 루틴 하지 않게 구매하는 것들은 155가지 정도이며, 여기에서 여러분이 공부하고 골라야 할 아이템의 개수는 58개입니다. 물론 특수한 경우에는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담컨대, 이 글을 읽으시는 95% 이상의 분들은 이 것들만 고르시면 더 이상 고민하실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냐고요? 이제 모든 업체에게 알기 쉽고도 비교가능한 고급 비교견적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5. 나의 효용에 맞게 고르기.
누구에게나 돈은 부족합니다. 3천을 쓰려고 하는 이에게도 1억을 쓰려고 계획한 이에게도 포기할 것은 항상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하게도 우리는 생각한 모든 아이템과 아이디어들을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데려가야 될까요? 바로 나에게 효용이 높은 것이 무엇인지 가치를 매겨서 효용이 높은 것을 데려가고 낮은 것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효용이란 간단하게 설명해서 만원을 썼을 때 나에게 얼마큼 많은 만족감을 주느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흠잡을 데 없는 거실의 아름다운 벽면이 발코니의 깔끔함을 유지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견적서의 모~든 아이템들의 가치를 매기는 것입니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 포기할 수 없는 것. 쓸데없어 보이지만 너무 하고 싶은 것. 굳이 해야지 싶은 것을 정해서 연관성 있게 포기해 나가서 최종 견적서이자 최종 나도 몰랐던 나의 니즈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인테리어할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10가지! 이런 것부터 보면서 혼란스러워하지 마세요. 이 글을 따라 우리 3시간 정도 같이 고민하면, 일생일대의 소비를 합리적으로 결정하실 수 있게 되실 겁니다.
1번부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안내해 드리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