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키보드를 교체했다. 자주 눌리는 키 몇 개가 한번씩 빠져서 수리를 했는데 이번에 아예 바꾼 것. 수리기사가 분리된 키보드를 보여줬는데 키 아래쪽에 있는 부품이 마모되어 있거나 변형되어 있었다. 3년 밖에 안된 노트북 키보드가 이렇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생각해 보니 노트북으로 글을 많이 썼다. 모니터에 연결할 때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쓰기도 했지만 노트북으로 바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걸으며 생각하고,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다듬고, 다듬은 알맹이를 뽑아내어 화면에 옮기는 과정.
때로는 쓸 말이 많은데 타이핑이 못 따라올 때가 있다. 댐에 가득찬 물을 내보내기 위해 수문을 열었는데 열린 틈이 작아 그 물을 다 못 내보내는 느낌. 미친 듯이 그렇게 타이핑을 하다 보면 키보드도 뜨겁고 내 머리도 뜨겁다. 그때의 느낌은 아는 사람만 아는 절대 몰입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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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을 함께 해준 내 노트북 키보드.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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