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었던 정용준 작가의 단편 소설집 '선릉산책'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수많은 사람의 글을 읽고 편집했던 에디터가 처음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준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솔직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드물다는 말.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한국 작가는 자신의 동물적 본능을 억압하고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고. 굳이 예외를 두자면 김승옥 정도. '고향인 무진에 갔다가 성묘를 하지 않았는데, 비가 와서 하루 더 묵는 바람에 어머니 산소에 갔다. 비가 나를 효자로 만들었다.'
보통 작가들은 그렇게 못 쓴다고 한다. 그렇기에 대담하게 윤리의 선을 넘고 그 모순 그대로 드러내는 편인 다자이 오사무,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작가를 젊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쓰다 보면 알게 된다. 솔직하게 쓰고, 나를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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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 얼마나 깊이 들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걸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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