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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Feb 02. 2020

전주 왱이콩나물국밥

전주에는 유명한 콩나물 국밥집이 많다. 그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왱이콩나물국밥집. 10년 전 어느 일요일 처음 가게 되었다. 아침 일찍 콩나물 국밥에 모주를 한잔 마시고 계산을 하려고 만원 짜리를 냈는데 여자 사장님께서 모주(막걸리 같은 술) 값을 빼고 거스름돈을 줬다. 계산을 잘못한 줄 알고 모주 값이 계산 안 되었다고 얘기했는데 사장님께서 살짝 윙크를 하며 계산대 옆에 있는 튀밥도 좀 챙겨가라고 했다.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이 고마웠다.

사실 당시에는 콩나물 국밥 맛을 몰랐다. 하지만 유명하다는 콩나물 국밥집을 다녀 보니 어른들이 왜 왱이네콩나물 국밥집이 맛있다고 하는 지 이해하게 되었다. 비결은 깔끔한 국물맛. 다른 곳에서는 수란(계란)과 김을 국밥에 넣어서 먹으라고 하는데 왱이네에서는 넣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펄펄 끓이지 않는다. 그래야 깔끔한 국물맛이 살아난다고. 싱싱한 콩나물과 파, 그리고 맑은 국물이 콩나물 국밥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다.

한번씩 전주에 내려가면 왱이콩나물국밥집에 들러서 아침을 먹는데 작년에 가 보니 사장님이 그대로 있었다. 계산할 때 티밥은 어디있냐고 여쭤보니 사장님께서 등짝을 때리며 말했다.

“이 오빠 몇 년 동안 여기 안 왔구만. 그거 치운지가 언젠데. 자주 좀 와요.”

티밥은 큰 봉지에 담겨 있었는데 사람들이 손으로 집어 먹게 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위생 때문에 치웠다는 설명. 아쉬웠지만 티밥이 없으면 어떤가. 콩나물국밥이 맛있고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이 있는데.



전주 왱이콩나물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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