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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Jan 16. 2021

폭설 후의 세차와 공정함에 대해

오랜만에 세차를 했다. 폭설이 내린  처음으로 하는 세차. 도로에 쌓였던 눈도 녹았고 무엇보다 차가 지저분하니 마음도 어지러웠던 것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자동 세차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줄이 늘어서 있었다. 나처럼 더러워진 차를 보며 세차 시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많았던  같다.

줄은  줄이었다. 내부 세차용과 외부 세차용. 주유소 직원은 적절한 타이밍으로 조금씩 차를 앞으로 끌어당겼는데 가끔 새치기를 시도하거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차는 단호하게 뒤로 빼게 했다. 나중에는 직원의 지시 없이 앞으로 이동하는 차가 없었다.

새치기를 하고 몰래 앞으로 이동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그때부터는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으며 차례를 기다릴  있었다. 그건 직원의 정확한 판단과 공정한 일처리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공정함이라는  간단하다.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서 실행하면 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공정한 사회를 표방하지만 공허한 울림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졌다. 그건 원칙을 정할  이미 기울어진 상태에서 정하거나 다수의 동의없이 상황에 따라 원칙을 바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었을까. 코로나 때문이라는  핑계일 뿐이다. 공정함은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먼지가 씻긴 차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내일  눈이 온다고 한다.
그럼  세차를 해야겠지.


#세차 #폭설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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