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숲속길. 덥지만 운동을 하러 온 사람들이 꽤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마스크를 쓴 채 파워 워킹을 하는 이, 천천히 걷는 노부부, 짧은 반바지를 입고 조깅을 하는 사람 등. 잠시 그늘에 앉아서 눈을 감고 준비호흡을 한다.
새소리, 매미의 울음,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몸에 쌓여 있는 낡은 공기를 뱉어내고 신선한 공기로 폐를 채운다. 눈을 뜨고 잠시 살펴보니 아주 작은 길이 보였다. 이런 길이 있었나. 조금 걷다 보니 안쪽에 벤치가 있었다.
길게 자란 풀이 주위에 있어 앉을 수는 없다. 조금 더 들어가 보니 길이 이어져 있다. 이름 모를 풀꽃과 나비가 가득하다. 나비에 이끌려 한참을 들어갔는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 생각하며 계속 들어간다.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얼굴에 땀이 나기 시작했고 풀도 길어진다. 사람의 흔적이 없는 길. 햇볕도 들지 않는 울창한 숲길. 이미 신발과 바지는 엉망이 됐고 점점 무서워 진다. 이 길의 끝은 어딜까. 계속 가다 보면 출구가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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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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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산책 #아침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