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과 짬뽕의 나라, 중국으로 가볼까
2009년, 신촌.
그해 가을은 왜 그리 화창하기만 했는지,
안주로 시킨 탕수육은 그 자체로도 완벽했지만,
짬뽕 국물에 탄력 받은 소주의 공업용 알콜맛이 더욱
완벽한 탓에 왠지 슬펐다.
뽀얀 속살, 약간 시큼한 소스, 바삭한 겉감.
네가 부먹이니 찍먹이니 다툴 바 없이,
비어가는 소주병과 함께 탕수육은 그와 내 목구멍 속으로
사라져갔다.
어제도 자소설 집필하느라 밤샜냐는 뻔한 질문에
말없이 쳐다보는 쾡한 눈망울로 대답했고,
그래도 지금까지 받은 면접비로 술 한잔하고 있으니
그리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며 현실은 시궁창이 아님을 주장했다.
한 명은 외무고시, 한 명은 방송국 입사시험.
서로 준비했던 졸업 이후의 인생이 달랐지만,
실패라는 같은 종착역에 도착한 후, 일반 기업에 원서를 넣으며
왜 우리는 기업 친화적인 인재가 되지 못했을까 한탄하며
소주와 함께 털어 넣었던 탕수육과 짬뽕.
그래서였을까.
나름 사회 생활을 몇 년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마음 먹었을 때
왠지 중국이라는 나라로 가고 싶었다.
꿈과 희망이 가득한 파란 나라가 아니고 공산주의의 빨간 나라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가장 인생의 절망 속에 있었던 그 시절,
나를 달래주던 탕수육의 나라로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2013년.
나는 인천에서 베이징 수도공항으로 향했다.
이제 짬뽕에 소주가 아닌,
양꼬치에 칭다오를 마시리라 입맛을 다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