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는 산동성, 베이징은 연경 맥주
* 2013년 8월의 이야기입니다.
칭다오 맥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중국 맥주다.
양꼬치는 우리가 아는 중국 음식 중 맥주랑 제일 잘 맞는 안주다.
나이는 30에 육박했지만 혼자 살아보는 것은 처음인 늦깎이.
나 혼자 산다는 놈에게 3평 남짓한 기숙사 방은 꽤나 야릇한 느낌이었다.
2013년 8월, 칭화대학교 기숙사.
백반같이 하얀 방벽을 바라보며, 고독을 곱씹다,
중국에서 처음 울리는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가다.
초록의 젊음으로 가득 찬 교내의 푸르름,
그리고 저기 보이는 시꺼먼 아이.
여기서 처음으로 내 전화를 울려준 대학원 친구다.
정식 입학하기 전이었지만, 자기 반에 외국인이, 그것도 연예인이
즐비하다는 한국인이 왔다는 소식에, 즐거움 반 & 궁금증 반으로
전화 벨을 울렸으리라.
허나, 이건 어디서 굴러먹다 나온 똥자루가
나오니 왠지 실망해 보였지만, 너도 잘 생긴 건 아니니
금세 동질감에 길거리에서 파는 양꼬치 집에 앉아 맥주를 기울인다.
중국은 맥주가 의외로 발달한 나라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물이 좋지 않은 나라가 차 문화와 맥주 문화가 발달했다.
독일이 맥주가, 영국이 차가 유명하듯,
물에 석회질이 가득 함유된 중국 역시 맥주와 차가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가 버드와이저도 아니고, 아사히도 아닌
중국의 설화(雪花)라는 것은 꽤나 놀라운 사실이기도 하다.
연경 순생 (燕京纯生).
연경은 연나라의 수도였다는 뜻으로, 북경의 옛 이름이다.
순생은 라거처럼 맥주의 한 종류고 중국엔 각 지역의 이름을 딴
지역 맥주가 엄청나게 있다.
내가 있는 곳은 베이징, 당연히 칭다오 맥주보단 연경 맥주.
양꼬치엔 옌징 맥주.
양념에 절여진 양고기를 뜯으며,
중원을 말 타고 달리던 징기스칸을 떠올렸지만,
현실은 쌀집 자전거를 타고 오도구를 달리는 아저씨.
아저씨 둘의 첫 만남은,
일렬로 세워가는 옌징맥주의 행진과 함께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몰랐다.
양꼬치에 옌징 맥주는 made in China 흑역사 창출의 완벽한 콤비네이션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