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각’을 모사하는 지능, 그리고 새로운 과학의 시작
요즘 제가 관심갖고 보는 영역 중 하나는 "AI 사이언티스트" 입니다. AI를 다루는 과학자가 아니라 AI 자체가 과학자가 된다는 개념입니다. 인간의 사고방식과 실험 논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연구를 수행하는 존재 — AI가 이제 “사람이 하는 일”을 넘어 “사람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전 세계 AI 연구의 초점은 단순한 알고리즘 자동화에서 벗어나 AI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며, 논문을 작성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UC버클리, 구글, OpenAI 등 주요 기관은 이미 AI가 논문을 읽고 요약하거나, 새로운 연구 문제를 정의하는 실험형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인간이 만든 도구(tool) 가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실험하는 지식의 존재(entity) 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 Scientist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연구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자동화하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연구 아이디어 생성
가설 수립 및 실험 설계
코드 작성 및 시뮬레이션
결과 분석 및 해석
논문 집필 및 리뷰
즉, ‘자율적 연구 에이전트(Autonomous Research Agent)’ 혹은 인간과 협업하는 ‘공동 연구자(Co-researcher)’ 로 정의됩니다. 기존의 AI 리서치 사이언티스트가 인간 연구자가 AI를 도구로 활용했다면,
AI Scientist는 AI 자체가 지식 생산의 주체로 등장하는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AI Scientist의 실험적 도입은 이미 학계에 많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Autoscience의 ‘Carl’ : 인간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가설 수립부터 논문 집필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여, 실제 국제 학회(ICLR)에 논문이 수락된 사례가 있습니다.
Sakana AI (일본) : “AI가 AI를 설계한다(AI designs AI)”는 철학으로, 자연계의 진화 원리를 모사한 적응형 알고리즘을 통해 AI가 스스로 구조를 최적화하는 지능의 생태계(evolutionary intelligence) 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 구글 브레인 출신 연구자들이 주도하며, AI를 단순한 모델이 아닌 ‘진화하는 존재’ 로 다루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GNoME / 위스콘신대 SAMPLE / 리버풀대 Mobile Robotic Chemist : AI가 실험 설계 알고리즘을 생성하고, 로봇을 통해 실제 물질 합성 및 신소재 탐색을 수행하는
‘AI-로봇 융합 연구자’ 형태의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실험들은 인간이 설정한 ‘문제 해결’ 프레임을 벗어나 AI가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실험하는 능력을 획득했음을 보여줍니다.
서울 기반의 스타트업 아스트로모프(Astromorph) 는 AI가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을 학습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기업입니다. 이들의 연구 핵심은 ‘인간 창의력의 수학화(Mathematization of Creativity)’ 입니다. AI가 인간의 무의식적 사고 패턴을 모사하여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실험을 제안하며, 논문 형태로 사고 결과를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I는 인간의 생각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이해하려 한다.”
— Astromorph 내부 인터뷰 中
Astromorph는 LLM 기반 AI가 인간의 창의적 사고 패턴과 직관의 논리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질문을 만들고, 문제를 해석하며, 해결 실마리를 찾아가는 사유의 구조 그 자체를 모델링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철학은 전통적 인공지능의 "모방"에서 벗어나, AI가 인간의 사고과정(패턴, 과정, 구조)을 이해 및 수학적 접근하려는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AI를 단순한 보조자에서 벗어나 ‘인간의 사고 구조를 실험하는 존재’ 로 정의합니다. 즉, 인간의 직관을 모델링하여 AI 내부에 재현하는 ‘공동 연구자(co-researcher)’ 실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AI 사이언티스트(AI Scientist)는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장 중이며, 그 적용 분야와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주요 산업 확장 사례
생명과학·바이오 신약 개발, 유전자 분석, 진단 알고리즘 등에서 AI가 수백~수천 개의 가설을 자동 생성하고 실험 설계를 지원함. 로봇 실험실과 결합한 “Autonomous Lab(자율 실험실)”이 도입 확대.
재료·화학공학 새로운 소재 조합, 반도체/배터리 최적화 등에서 “AI 실험 설계 및 시뮬레이션”이 개발·검증 속도를 크게 단축시킴. 글로벌 기업(예: BASF, 삼성SDI)에서 AI Scientist를 통한 소재 혁신 프로젝트 진행.
금융·에너지 위험 시나리오 예측, 최적 포트폴리오/에너지 시스템 설계에 ‘AI 기반 가설 생성·실험’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 자동화된 투자 전략, 에너지 수요 예측, 기후모델링 등에도 실제 활용.
기업 R&D/제조 제품 개발, 생산공정 개선, QA(품질분석) 신기술 검증 등에서 “AI 기반 가설-실험-분석” 자동화 플랫폼 도입.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AI Scientist” 채용, 조직 내 AI 실험팀 구축이 급증하는 추세.
산업 내 확장 메커니즘
자동화·속도 혁신 과거 수년~수십 년 걸린 연구 사이클을 “AI+로봇+실험 네트워크”로 수일~수개월 내로 단축.
인재/직무 변화 ‘AI Scientist’, ‘AI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실험자동화 엔지니어’와 같은 신직무가 신설되고, R&D 전문직 채용에서 필수 역량으로 자리잡음.
산업/기관 협력 산업계와 학계·공공연구소가 공동 프로젝트, 오픈소스 실험 네트워크, AI 에이전트 공개 등을 추진하고 신규 생태계 구축 중.
현재 AI사이언티스트는 생명·소재·금융·제조·에너지 등 전방위 산업에서 “가설 생성→실험 설계→분석 자동화”로 R&D 혁신을 선도하며, 기업 채용·직무 변화·연구실 자동화·새로운 협력 생태계까지 산업 구조와 조직문화를 빠르게 바꾸는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AI Scientist는 개인 사용자보다는 기관·기업 중심의 B2B 구조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AI Scientist 모델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이 연구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AI가 자동으로 가설 → 실험 설계 → 결과 분석 → 보고서 생성까지 수행합니다.
BM 구조: Usage 기반 과금(usage-based) 또는 월 구독(subscription)
예시: 미국의 LabTwin, BenchSci, 한국의 아스트로모프(Astromorph) 연구용 SaaS 형태로 API 연동 및 클라우드 기반 협업 기능 제공
이 모델은 “연구의 생산성을 SaaS로 파는 구조” 로 AI를 ‘지식 노동의 클라우드’로 확장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AI가 직접 실험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로봇 혹은 원격 실험실 시스템과 연동해 실험 실행까지 전주기 자동화를 제공합니다.
적용 분야: 신약개발, 신소재, 바이오, 화학 등
BM 구조: 실험 플랫폼 납품 + 성공 실험 시 성과 기반 과금 (Performance-based Revenue)
예시: 영국 Mobile Robotic Chemist (리버풀대) DeepMind의 GNoME, 삼성전자·SK의 신소재 탐색용 AI-Robot 시스템
이 모델은 인간의 ‘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실험의 “방향과 순서”를 최적화하여 연구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구조를 만듭니다.
AI Scientist 기술을 자체 연구소가 아닌 외부 파트너십 형태로 도입하는 구조입니다.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논문·특허·제품으로 공동 명의화합니다.
BM 구조: IP 로열티, 성과 기반 수익 배분, 지분 참여
예시: 일본 Sakana AI — 파트너 연구소와 공동 특허·논문 프로젝트 진행
국내 Astromorph — 대학 및 국책 연구소와 공동 실험 알고리즘 구축
이 방식은 AI Scientist 기업이 R&D 투자 부담 없이도 성과 기반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AI Scientist 모델의 가장 진화된 형태는, 기업의 연구 방향성을 ‘AI 가설 추천’으로 제시하는 데이터 마켓 플랫폼화입니다.
AI가 산업별 유망 가설, 데이터셋, 시뮬레이션 결과를 추천
기업은 이를 구독·구매 형태로 활용
후속 단계로 AI 모델 커스터마이징 / 실험 해석 서비스로 매출 확장
예를 들어, 신약 기업에게 “임상 성공 확률이 높은 분자 구조”를 추천하고, 그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속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이 모델은 결국 “AI 기반 지식 브로커리지(Knowledge Brokerage)”,
즉 생각을 파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가설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신용카드사가 데이터를 재판매하는 것과 방식적인 측면에서는 동일합니다.
2025년 현재, AI Scientist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산업과 학계, 투자 시장이 동시에 주목하는 전략적 성장 분야로 자리잡았습니다.
본질적 역할 변화: AI는 더 이상 연구 보조가 아니라 지식 생산의 주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는 Stanford AI Index 2025와 State of AI Report 2025를 포함한 주요 리포트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산업적 확장: 바이오, 신소재, 반도체, 자동화 실험 등 고가치 R&D 영역에서 AI Scientist 모델이 실제 프로젝트 단위로 도입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기업의 R&D 혁신 전략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자금은 2025년 기준 약 894억 달러(한화 약 100조 원) 로,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 중 33~35% 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AI Scientist 관련 Autonomous Lab, AI-R&D SaaS, BioAI, Robotics R&D 영역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시장 구조 변화: “지식 자동화 → 실험 자동화 → 지식 상품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가 산업의 경쟁 축을 ‘노동력’에서 ‘지식의 속도’로 옮겨놓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VC, CTO, 산업 리더 인터뷰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됩니다.
결국, AI Scientist는 기술적 가능성 + 산업 수요 + 투자지원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영역입니다. 향후 3~5년간, 이 분야는 R&D 혁신과 지식의 산업화를 이끄는 핵심축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