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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비관우자앙비 Aug 22. 2019

투자유치의 아트, Credibility.

소비재에게 브랜딩이 필요한 당연한 이유

scalability & sustainability


자본시장에서 투심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초중기 업체에게 가장 많이 질문하시는 부분이다. 과연 어떻게 규모를 확장시킬 것이며, 그 규모는 어떻게 지속 가능할 것인가. 자본이 투입될 경우, 어디가지 확장이 가능하고, 그 확장은 Next Round (다음에, 더 큰 자본이 투입되기 전까지)를 돌기 전까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여기에서 이번 round 투자자의 exit(=투자 타당성)에 대한 감이 잡히는 것이고, 투자 가부가 마음 속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입니다. 소설) 잊지말자, 투자업의 본질은 "돈 놓고 돈 먹기".


내가 있는 곳은 마케팅 바닥이기 때문에 B2B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고, 2C만 놓고 보았을 때 (그것이 B2C이던, C2C이던, G2C이던, 암턴 무엇이던. 이던은 현아 남친 아닙니까?) 소비재로서 확장과 지속이 가능한 것은 신뢰로 귀결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신뢰는 브랜드 본연의 가치로 귀결된다. 제품 뿐만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로 가치를 갖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임.


'라벨갈이', 동대문에서 같은 옷이더라도 동대문 라벨을 달면 티 한장에 10,000원, 어떤 브랜드를 달면 티 한 장에 50,000원, 어떤 브랜드를 달면 같은 티라도 150,000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브랜드가 주는 가치는 이러하다. 기능성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것이 소비자가 지갑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본다. (동대문 비하 아님, 저 동대문구 삽니다. 신혼집은 강남이지만...)


그래서 브랜딩은 중요하다. 이디야가 처음에는 중저가 브랜드를 지향하며 (지금의 빽다방과 비슷한) 가성비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가, 옥타곤 맞은 편에 이디야커피랩을 내며 리브랜딩을 대대적으로 거행하며 지금은 스벅보다 비싼 커피를 파는 것도 이디야라는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브랜딩을 입혔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S급 짝퉁을 찾는 사람들은 그 브랜드에 대한 시선을 사는 것이다. (물론, 탈세이자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사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살 수 있나요?)


다시 돌아와서, 사업 계획을 평가할 때에 고객의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고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 있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어떤 확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돈이 될 것이며, 브랜드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갖을 수 있을 것인가. 그 브랜드의 1%라도 갖고 싶은 투자자가 많아져서, 너도나도 내가 주식을 팔 때 달려들 만한 비즈니스 플랜인가. 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마케팅 회사의 일원으로 사업 계획에 대한 코멘트와 평가를 할 때에는 이 기준을 제1원칙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소비재일 경우에는 말이다. 무신사 구주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 무신사가 돈을 어마무시하게 벌어서일까? (사실 많이 벌고 있지만ㅋ) 무신사는 이미 그 자체로 브랜드이고, 적이 없어져서 앞이 더 두려운 브랜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신사의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앞으로 더 큰 가치를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신뢰를 만들어 낸 브랜드는 그 자체로 신뢰할 수 있는 하나의 '존재'가 된다.


그래서 가장 직설적이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는 사업 계획서에 내가 강조하는 것은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의 상위 개념인 credibility이다. 이는 추상적이고 가장 "구라"의 영역이기 때문에 문서화 하기 가장 힘든 부분이다. 그래도 해야만 한다. (예상 매출도 사실 다 숫자로 이루어진 구라 아닌가. 평경장이 이야기했듯 영혼을 다 한 구라는 통한다. 아수라발발타.) 그게 소비재로서 잘 짜여진 계획이자 액션플랜이다. 최소한 이 창업자는 이 쪽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나도 이 부분은 취약하다. 잘했으면 이미 대박나서 융프라우에서 퐁듀 조지고 구찌 쓰레빠신고 이 글 쓰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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