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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책

开卷有益

開卷有益 개원유익
kāi juàn yǒu yì
책을 펼치면 유익함이 있다
宋·王辟之《渑水燕谈录·文儒》



따뜻한 책


행간을 지나온 말들이 밥처럼 따뜻하다

한 마디 말이 한 그릇 밥이 될 때 

마음의 쌀 씻는 소리가 세상을 씻는다

글자들의 숨쉬는 소리가 피 속을 지날 때 

글자들은 제 뼈를 녹여 마음의 단백이 된다 

서서 있는 사람아 

내가 의자가 되어 줄게 내 위에 앉아라 

우리 눈이 닿을 때까지 참고 기다린 글자들

말들이 마음의 건반 위를 뛰어 다니는 것은 

세계의 잠을 깨우는 언어의 발자국 소리다 

엽록처럼 살아 있는 예지들이 

책 밖으로 뛰어나와 불빛이 된다 

글자들은 늘 신생을 꿈꾼다 

마음의 쟁반에 담기는 한 알 비타민의 말들 

책이라는 말이 세상을 바꾼다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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