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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용 김은 Jan 21. 2020

시, 박쥐

시인 김은 시

박쥐

김은

1.
싀어진 그늘 둘러맨
향기 묻은 검은 사람

입가엔 관절염이 절름절름
머리를 뚫고 나온 귀
심장을 덮는 가슴
접질린 날개를 가리는 망또
세상을 미는 파란 눈동자
그를 따라다니는 뮤직
그런 너를 기다리는 금발머리.

2.
휘둘린 칼에서 발사된
가는 쪽빛이 어깨에 떨어진다
두 장 날개가 발등 위에 내려앉는다
날 고운 버선 위로 빗금,
신겨진 하얀 발은 걸음걸음

귓가에 스치는 날카로운 고깔
눌러담은 기억은 그만 삐치고
장삼에서 나는 흐릿한 비린내
슬며시 빗긴 붉은 시선
마른 다리 위로 흘러내린다.


문예지 [문학세계] 2019


china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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