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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셰프 Feb 24. 2023

[중국간식] 萝卜饼/ 뤄보빙/ 중국의아침식사

중국소설 속 그 음식_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云边有个小卖部)

萝卜饼(뤄보빙)




#중국소설 속 한 장면 



소설에서 리우스산은 비디오라도 빌려보라며 할머니가 주신 5위안으로 무언가에 홀린 듯 날이 밝자마자 뤄보빙, 라후탕, 샤오훈툰을 조금씩 샀다. 뤄보빙(萝卜饼)은 맵고 한기가 있는 재료로 만들었지만, 약간의 재료만 넣고 잘 반죽하면 바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으면서 둥글둥글 입안 가득 맛있는 향이 퍼지는 음식이다.



王莺莺看着他满屋转悠,不停叹气,顿时展开了联想。
某天晚饭后,王莺莺下定决心,说:“十三,成长发育是男孩子都要经历的事情,这里有五块钱,你去镇上碟店租一盘《青春的岔路口》。”

刘十三犹豫:“是武打片吗?”
快六十的王莺莺用围裙擦擦手,惴惴不安地说:“算是的。”
一晚上刘十三攥着票子辗转反侧,剧烈挣扎。外婆说的武打片听起来颇为神秘,但好不容易搞到钱,花掉又如何面对程霜。

天亮醒来,他恍惚地往学校去,经过小吃摊时心不在焉,买下萝卜饼辣糊汤小馄饨若干。









#중국소설 속 그 중국음식






萝卜饼(뤄보빙)은 1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중국인의 간단한 아침식사이다. 青皮萝卜(칭피뤄보, 초록색 부분이 많은 무), 밀가루, 달걀 2개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만, 맛은 굉장히 좋다.  이 萝卜饼(뤄보빙)의 재료로 쓰이는 青皮萝卜(칭피뤄보)는 겨울무이다. 青皮萝卜(칭피뤄보)는 다른 무에 비해 맵지만 소화를 돕고, 항암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다만 찬 성질을 가진 식재료이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들은(体寒)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는 걸 피해야 한다.



萝卜饼(뤄보빙)의 조리법을 찾아보다가 재미있는 표현을 발견했다. 중국 농촌의 속담 가운데 “青皮萝卜紫皮蒜,仰脸婆子低头汉”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青皮萝卜는 다른 무에 비해 더 매운맛이 나는데, 仰脸婆子, 즉 얼굴을 꼿꼿이 치켜들고 다는 부인을 말한다. 기세가 등등한 중국 여성을 매운 맛(辣)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青皮萝卜(칭피뤄보/ 겨울무)


반면, 紫皮蒜(즈피수안)는 자주색 껍질의 마늘로, 일반적인 하얀 껍질 마늘보다 훨씬 맵다고 한다. 껍질로 꽁꽁 싸매고 있어 일반 마늘과 비슷해 보이지만, 막상 열어보면 매운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低头汉(디토우한), 즉 머리를 숙이고 다는 남자를 가리키는데, 그저 의기소침하고 주눅 들어있는 남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수가 없어 조용한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슨 꿍꿍이가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는 남자들을 지칭한다.




기가 세보이는 여성을 뜻하는 仰脸婆子과 조용한 듯 보이지만 알고보면 욕심 가득한 低头汉이라는 표현을 보며 중국소설이자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都挺好(도정호: 가족의 재발견)》의 明玉, 明玉의 어머니, 그리고 明玉의 할머니의 드세고 목소리가 크면서도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인정받는 중국 여성의 모습이 겹쳐보였고, 늘 고개숙인 채 거북이처럼 움츠린 모습으로 다니지만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점차 속내를 드러내며 자식들에게 이리저리 손을 벌리고 만족해 하는 아버지 苏大强(쑤따창)이 떠올랐다.  









소설 <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에서 청샹은 성격도 하는 행동도 거칠고 괴팍했다. 하지만 리우스산과 함께 하는 시간과 대화라는 반죽을 통해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드러내고 덜어내며 맵지 않고 말랑말랑한 느낌이 나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매운 맛이 특징인 겨울무가 달달하고 맛있는 가벼운 아침식사로 변신한 것이 청샹의 모습과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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