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거대한 것을 원했다
저도 아직 이 시리즈 전편을 보지 못한, 흑백 TV 시절에 나온 초기 철인 28호 애니메이션입니다.
1963년 10월 20일에 방송을 시작해서 1965년 5월 27일에 종영한 작품입니다. 제작은 후지 TV(フジテレビ)와 TCJ(지금의 에이켄(エイケン))가 제작한 작품입니다. 일본 만화영화사 통틀어 보아도 아톰에 이어 2번째로 등장한 TV 애니메이션이며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에 있어 시조 격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생각 외로 애니메이션 업계를 비롯한 일본 마니아 친구들에게서 까지 이 작품 지위는 그렇게 높지 않더군요.
아무래도 흑백 영상이라는 것과 지금에 와서 볼 때 무척 촌스러워 보이는 연출이라는 점이겠지요.
많은 이에게 친숙한, 거대 로봇이 외치는 듯한 표현은 역시 철인 28호가 원조라고 하겠지요.
상대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거대 동물의 행동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강력한 힘에 대한 상징성을 보여주었지요.
잡지에 연재된 만화보다 훨씬 재미있는 구성이었다고 말합니다.
아무래도 움직이잖아요. 제가 본 몇 편을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부드럽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당시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상당히 임팩트 있는 개성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1959년에 라디오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이것을 기반으로 여러 기획이 함께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1960년 2월부터 4월까지 전 13화짜리 실사 드라마도 만들어졌다지요.
지금에 와서는 TV 드라마 철인 28호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남아있는데 저는 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사진 자료들을 보면 나름 그 시대의 감각이 잘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영상소프트로 제작되기는 했다는데 4화와 12화 필름이 분실되어 미완성 판으로 판매되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도 그렇고요.
라디오 드라마와 실사 드라마까지 만들어지면서 확실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선 후에 이 작품 애니메이션 기획이 진행되었다고 하겠는데, 시리즈 전체로 보면 전 97화나 되는 장편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고 하겠습니다.
이 '부릅뜬 눈' 표현은 로봇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철인 시리즈 작품을 비롯하여 로봇에 눈동자가 필요한가?라는 점은 이래저래 논이 되는 부분입니다.
나름 자율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캐릭터에게 필요한 아이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악당들이 당하는 표현도 무척 아동용 작품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사실 우리는 잘 모르는 인공지능이 도입된 자율형 구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소년소녀들을 두근거리게 한 거대 로봇들끼리 벌이는 육탄전 대결은 역시 찡~하게 다가오지요.
이런 부분은 아톰이나 등신대 히어로 구성에서 벗어난 색다른 스케일감을 선사했고 그래서 또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판타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 것 같습니다.
반면 악역 로봇 표정을 보면 사실은 거대 생체병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지요(^^).
우리들은 잘 모르지만 사실 이 시대가 표현하려고 했던 것은 훨씬 고차원에 속한 기술시대였을 것이라는 농도 나올만하지요.
보기보다는 상당히 작은 키라는 설정입니다. 약 3~5m 정도롤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은 여러 가지 원근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제작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설득력을 얻습니다.
이것은 초기 철인 애니메이션 작품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데 이후 10m를 넘는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새로운 작품군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스타일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친구가 하늘을 나는 모습은 이후 많은 로봇 만화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할 것 같습니다.
나름 둥글둥글한 신체구성이 비행에 적합한 구성이었다는 말도 나오니까요.
저도 전편을 다 보지 못해서 진지하게 이 시리즈에 대한 감상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시대의 희망과 개성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진귀한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 리얼타임으로 이 시대를 경험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전편을 다 본 이는 없었습니다.
나름 텔레비전 자체가 고급 가전에 속했고 가정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제한되어 그렇게 쉽게 보기 어려웠다는 말도 있었던 것을 보면 아직도 개발과 발전이 동시에 진행되던 일본 당시의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