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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Aug 19. 2020

카무이 전 カムイ伝

고전 활극의 기본이자 전설

카무이 전

일본 / カムイ伝

액션 사극

시라토 산뻬이(白土三平) 저

COMIC / MAGAZINE

1964년 ~ 1971년

월간 만화 가로(月刊漫画ガロ)에서 연재

일반판 전 21권

문고판 전 15권

출판사 쇼가쿠칸(小学館)


스토리-감동 30 : 19

스토리-웃음 20 : 8

스토리-특색 10 : 9

작화-캐릭터 20 : 18

연출 10 : 10

Extra 10 : 8

72 point


1960년대에 나온 이런 고리타분해 보이는 작품에 무슨 점수가 이렇게 높냐?라는 말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 부분을 감안해서 보기 때문에 더욱 감상점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근대에 많이 알려진 일본문화, 사극 부분에 있어서 표현되었던 대부분의 연출, 구성, 그리고 활극적인 액션 요소들을 듬뿍 담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이 만화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을 처음 찾아보게 된 것이 조금 늦은 시기였습니다. 1985년에 개봉된 <카무이의 검>이라는 애니메이션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단순하게 뻔한 연상력으로 같은 카무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으니까, 게다가 활자 소개란을 보니 역시 닌자 이야기라고 하기에 덜컥 주문을 하고 본 것이지요. 당시는 만화책에 대한 정보가 적었고 대략 1~2개월 정도 걸려서 들어왔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그냥 주문하고 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몇몇 수입서적 방에 놓인 단권을 보면서 느낌은 알 수 있었지만 정작 이 책을 다 보게 된 것은 1989년이었습니다.

주문자 체도 잘 안 되는 책자였고 (이유는 잘 모르지만) 이후 새롭게 연재된 2부, 외전 같은 책자들이 나오는 것을 잘 몰랐기 때문에 주문 당시에도 고생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 이야기, 상당히 길고 긴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놀라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연출, 구도를 보여주어서 해외 영화인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모치즈키 미키야 작품들은 구성점이나 연출에 있어서 근대적인 부분을 많이 가지고 나왔습니다. 실제 이 작가도 당시 유행을 했던 흑백, 유럽산 무성영화들에서 보여준 느낌 같은 것을 많이 염두에 두고 연출 구도를 잡았다고 하는데 스파이, 미소 냉전, 핵으로 인한 불안감 등을 가지고 살았던 시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서양 활극이 기본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작가 시라토 산뻬이는 1932년생 작가로 데즈카 오사무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연출해낸 작품 연출이나 구성, 그리고 캐릭터 묘사는 대부분 이 작품, 카무이전을 통해서 집약되었다고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액션, 일본 사극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틀림없이 고전이자 기본이자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삶이 아닌 상황으로 나갈 수 있는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에서 많은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치밀하게 한 순간순간 드라마를 만들어가야 하는 긴밀한 느낌이 좋습니다. 너무 고전이라서 접근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충분히 좋은 감각을 가진 명작이라고 하겠습니다. - 1996


그러고 보니 이 작품에 대한 감상 부분이 너무 간략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써봅니다.

아무래도 한일 문화개방이라는 기준이 미약한 시대에 나왔던 작품이고 너무 고리타분한 작품이라는 평 때문에 한국에서 이 작품을 재미로 보고자 접근하는 분들은 적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출판사에서도 내놓기 꺼려지는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니까요. 다만 이 작품에 대한 평가치를 말한다면 지금 풍으로 '1960년대의 죠죠 = 죠죠의 기묘한 모험 시리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당시를 기준으로 이렇게 다양하고 화려한 연출 구성을 가진 작품이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평면적인 연출에서 가질 수 있는 액션 구도가 일반적이었던 것에 반해 이 작가는 마치 영화, 드라마를 보는 듯한 극적 긴장감을 잘 표현해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후에 여러 작가 구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그가 연출안 닌자 만화, 시대 활극 만화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접하기에는 아깝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스토리 구성은 신분사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상당히 무거운 소재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소년 활극 만화 주인공답게 그 정체성이나 활약하는 모습은 나름 각색된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지금 유행하는 대결 만화들이 가지는 극도의 긴장감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심리전과 반전, 그리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복선들이 잘 깔려있어서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도 지금 유행하는 작품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습니다.

조금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작가의 아버지는 프롤레타리아 화가인 오카모토 야스타카(岡本唐貴)였고 여동생은 동화작가인 오카모토 사츠코(岡本颯子)였습니다. 가족단위로 보아도 그림과 표현에 있어서 다양한 감상을 가진 집안이었기 때문에 이런 풍으로 극적인 표현을 다채롭게 할 수 있었다고 보겠습니다. - 1998 

이 작품에 대한 구성이나 연출이 뛰어나고 선진적이라는 말을 했지만 사실 더 놀라운 것인 작가가 아직도 이 작품을 연재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처음 보았던 시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이미 카무이 외전 2부가 진행 중이었다고 하는데 상당히 복잡한 연재 구성 때문에 저는 무척 곤란해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보통 한 타이틀 작품이라고 하면 그 작품은 한 잡지에 연재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첫 작품이 1964년부터 71년까지 월간 만화잡지 가로에서 연재되는 도중에 인기를 얻어서 주간 소년 선데이(週刊少年サンデー)에서 <카무이 외전 : カムイ外伝>을 부정기 연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참 이후에 외전과 2부 그리고 3부에 속하는 작품까지 접하게 된 이후에 이 작품이 가지는 세계관과 연출, 그리고 그런 가운데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발표한 마가렛 미첼이 평생 단 하나뿐인 작품으로서 이것을 완성했다고 하는 것과 함께 만화가들에게도 라이프 워크 작품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습니다. 작가가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 하나를 평생 그려가는 것이지요.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런 작품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지만 어느새 몇몇 인기 작품들이 그런 발걸음을 하면서 우리들 삶에 있어서 평생을 소비해도 다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작품을 만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카무이 '외전 : 外伝'은 이후에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청년 만화잡지 빅 코믹(ビッグコミック)에서 2부를 연재를 했는데 조금 이상한 것은 같은 잡지에서 외전 2부에 이어서 바로 본 이야기 카무이 전 2부 : カムイ伝 第二部를 1988년부터 2000년까지 그렸다는 것입니다.

연재 구성으로 보면 카무이 전 - 카무이 외전 - 카무이 외전 2부 - 카무이 전 2부 형태로 그려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카무이 이야기 3부가 구상 중에 있다고 합니다. - 2003


이런 무식한 장편 드라마 구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스토리 구성과 연결 자체가 주인공 카무이의 시점 외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서부터 파생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도 저도 역시 이 작품에서 여러 가지 영향을 받아서 이후 창작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등장인물, 배경에 깔려서 큰 역할을 하지 않는 존재라고 해도 설정을 하면서 써두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극적인 주인공의 역사. 이야기 속에서는 몇 번 안 나와 죽는 캐릭터라도 해도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인생 담을 설정해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과거에는 악당은 그냥 악당이고, 단역들은 진짜 단역으로서 등장했다가 사라지지만 이 작품에서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계급사회에 속한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카무이를 등장시켜 연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1950~60년대 풍 드라마, 영화, 그리고 만화에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결사, 또는 곤란하게 꼬인 일들을 확실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존재로서 필요한 것이 주인공이라는 형태겠지요.

결국 현재까지 보면 1950년대부터 작가가 등장시켜온 여러 만화 주인공들과 달리 이 시대를 내달린 소년 카무이는 40년 넘게 살아서 계속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라토 산뻬이는 다작을 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인기 작품을 여러 편 만들었고, 특히 액션, 닌자만화에 있어서는 큰 획을 그은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계속 그려나가는 이 드라마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인상 깊은 매력을 알려줄 수 있는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 2006

너무 오래된 작품에 대한 질문 때문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이 작품은 스토리 주인공으로서 카무이(カムイ)를 그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농사를 하는 백성, 그리고 사무라이 계급에 속한 무사를 기준으로 그려가는 3자 입장을 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실제 주인공은 카무이라고 하겠지만 이 안에서 보여주는 다른 두 신분을 가진 인물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심인물이자 주인공이라고 하겠습니다.

자칫하면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이런 점들은 대부분 정사인 카무이 전과 비사인 외전이 섞여가면서 그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에도시대는 맞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지역을 만들어 이야기 해가는 과정에서 보면 역사적 근거보다는 그 안에서 보여주는 정의로운 활극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다양한 연출 아이템으로 사용되는 도구들도 이후 여러 시대극 작품에서 연결되는 재미를 볼 수 있는데 그런 점들이 현대 극화로 잘 살려진 작품이라고 한다면 <무한의 주인>이라는 작품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스토리의 긴박감이라는 부분을 볼 때 아무래도 카무이가 존재하는 것이 가장 좋은 형태라고 하겠지만 이야기의 결말, 해결사이면서 방관자라는 역할을 가지게 되는 이 인물상은 사실상 만능에 가까운 능력자라는 점과 함께 어쩌면 시대극에서 보게 되는 정통파 주인공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드라마 <암행어사> 시리즈처럼 권력에 의해서 보호되는 심판자라는 입장 이상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그것을 파 해쳐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은 확실히 색다른 감흥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극적 연출이나 개성 있는 도입,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여러 가지 인물상이나 아이템들에 대한 연구나 구성은 확실히 보는 맛이 다른 점을 알려주고 있고 때문에 이 작품이 오랜 시간 많은 연령대의 팬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확실히 라이트노벨 장르에서는 보기 힘든 무게감이 이 작품의 배경에 깔려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저도 1~2부를 독파해서 그 연결점을 세세하게 체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어딘가에 존재할 모순 같은 것은 알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배경만큼은 에도시대인 것이 맞지만 그 외 설정은 대부분 근대사에 따라 해석된 요소를 작가가 오리지널 형태로 맞추어나가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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