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개발자를 대체하는 시대

비관론 속에서 조심스럽게 낙관을 말해봅니다

by 생계형 개발자

요즘 테크 관련 뉴스 볼때마다 양가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AI는 날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고 LLM 을 활용한 편리한 서비스는 연일 등장합니다. "와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코딩툴들을 경험하다보면 이런 시대에 현업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 행운이라고도 느낍니다.


그런데 이런 뉴스에는 항상 부제가 따라붙습니다. “OO 도 얼마남지 않았다” 문장의 주어로는 콜센터 직원부터 의사, 회계사, 변호사처럼 전문직종까지 무궁무진합니다.


저의 직업인 ‘개발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코파일럿, 커서처럼 불과 1-2년전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여줬던 AI가 이제는 저의 자리를 위협할거라고 합니다.

스크린샷 2026-02-01 오후 10.59.40.png 썸네일만 봐도 무섭네요 - 출처: 추적 60분 유튜브

실제로 AI 코딩 툴이 도입되면서 신입 개발자를 채용하는 회사가 많이 줄었습니다. 처음에는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여기는 시각도 있었지만, 경력 이직 시장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걸보면 이제 AI가 주니어 개발자의 영역을 대체하고 있다고 보는 주장은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뉴스에선 곧 AI가 시니어 개발자까지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기사처럼 3년내에 충분히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사람도 있고 아키텍처나 보안 관련된 분야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후자에 가깝습니다만 확신하진 못하겠습니다. 기술의 발전속도가 워낙 빠르니까요. 특히 요즘 인공지능 툴의 성능을 보고 있자니 진짜로 제가 필요 없는 날이 올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은 남습니다. 정말 인공지능이 모든 개발자를 대체하게 될까요?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같은 직업에서 인간의 영역은 완전히 존재하지 않게 되는걸까요?


(개발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개발자는 AI에게 대체될 것인가? 토스 테크 블로그 글을 추천합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불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인류는 이미 여러 번 ‘이번에는 정말 끝일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마주해 왔습니다. 비관론은 기술의 발전과 항상 함께 해왔지요.


1970년대에 유럽의 권위있는 학자들로 이뤄진 ‘로마 클럽’이라는 단체가 있었습니다. 이 단체에선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출간했는데요 당시로선 혁신적인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서 분석한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인구론을 주장했던 멜서스가 제안했던 것보다 강력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100년 이내에 세계에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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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클럽에 더해 1973년 당시 세계은행 총재였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인구 폭발’을 핵전쟁 위협과 비견했고,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하일브로너는 산업화 추세를 근거로 지구상의 자원이 더이상 산업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으며 당장 고갈되지 않더라도 대기오염과 온난화로 모든 생명체가 지구상에서 사라져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녹색혁명이 일어나 농업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기업들은 희소 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고, 원자력과 같은 대체 에너지가 발전하며 인류는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완화해 왔습니다.


지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내놓은 전망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뭔가를 놓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때의 비관론은 틀렸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기술과 사회가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적응해 왔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AI를 대하는 우리의 우려도 과거 비관론과 비슷한 지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는 AI의 발전에 발맞추어 인간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다른 형태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AI에 대한 모든 우려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근거 없는 낙관론을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 역시 AI로 시작될 미래가 걱정되지만, 역사적 사례들을 돌아보면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더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영역은 분명 줄어들겠지만,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비관론이 팽배한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과도한 비관에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우려로 가득 찬 뉴스 기사에 매달리기보다는, 지금 제 앞에 놓인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면 어떨까요? 고정된 포지션을 고집하기보다는 변화에 발 맞추어 유연하게 역할을 바꿔간다면 여전히 개발자로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남아 있을거라고 낙관적인 새해 전망을 남겨봅니다.



출처

- 추적 60분 유튜브 썸네일

-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토스 테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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