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나 혼자 산다'에서 나이야가라 폭포에 가는 회차를 보던 날, 나는 넋을 잃고 화면을 보았다. 언젠가 나도 저 폭포를 눈으로 마주하는 날이 올지 궁금해하고 부러워했다.
그러다 진짜 그 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계획에 없었지만 뉴욕에 지낼 때 지인과 나이야가라폭포를 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우린 급하게 메가버스를 예매했고, 그렇게 어렴풋 상상만 해오던 곳을 마주할 기대감을 안고 출발할 수 있었다.
새벽 버스를 타고 반나절을 가야 하는 여정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폭포를 마주할 수 있겠지?'
밤새도록 달려서 마침내 도착한 터미널. 그런데 그곳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 좀 달랐다. 폭포는 보이지 않았고, 낯선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으스스한 분위기가 풍기는 공간 속에 덜컥 겁이 났다. 우리처럼 나이야가라 폭포를 보기 위해 터미널에 도착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다.
찾아보니 도착했던 터미널에서 1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폭포를 볼 수 있었다. 이미 긴 시간을 투자했던 터라 지치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내보기로 했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된 정보. 나이야가라 폭포 주변으로 카지노가 형성돼 있어서 전재산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 약물에 중독되어 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함부로 다니면 위험하다고.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괜히 힐끔힐끔 쳐다본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소름이 돋으면서도 안전하게 잘 빠져나온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버스에 내렸지만 여전히 폭포는 보이지 않았다.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정말 볼 수 있는 걸까?'
희망이 점점 흐려질 때 조금씩 물줄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렴풋 물살이 보였다.
"와, 물이다!"
우린 속도를 높였다. 물줄기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시원한 폭포와 쌍 무지개, 감히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경이로움.처음부터 계획에 없었고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곳이기에 더 값졌다.
'난 왜 이걸 직접보게 될 거라고 믿지 못했을까?'
이동하는 내내 나는 또 나 자신을 낮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후 새롭게 다짐할 수 있었다.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었던 곳 다 가보고 마침표를 찍어야겠다고. 값진 경험 앞에서 조차 겸손해질 필요가 없었다.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