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2020년에 작성한 글)

by 데이비드 봄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서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사서 읽게 되었다. 대학생활에서 마이웨이를 걸었던 나와 성격이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이 적중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흔히 '꼰대'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껴졌고 군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빠졌네’라는 단어를 여기저기서 듣곤 하였다. 정말 신기했던 건 선배, 동기, 후배 모두 이 말을 신입생이 들어 올 때마다 하는 것을 보았고 과연 선배와 후배 관계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선배, 후배의 관계이기 전에 우리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누구나 평등하다. 이러한 사고의 토대 위에 선후배 관계가 있는 것인데 사람에 대한 존중을 너무 가벼이 여겨 이런 사고들이 종종 무시되는 현상들을 볼 수 있다.

우선 ‘개인주의자’하면 이기적인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개인주의자는 이기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기 멀다. 이기적인 사람은 개인주의자가 될 수 없으며 개인주의자라고 할 자격이 없다. 진정한 개인주의자는 개인이 주체로 서는 것으로 시작해 타인의 삶을 존중해주고 이해하며 연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연대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개인주의와 충돌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개인주의자는 자신을 존중하면서 타인을 존중해야한다. 즉, 타인의 기쁨과 슬픔을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나와 타인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이해하며 타인과 협력해야 한다.

개인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대해야 되는 이유는 개인은 사회에 독립적으로 존재 할 수 없으며 한 사회의 스토리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문명화 된 사회는 타인과 협력하며 정치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따라서 그 결과물에 감사하고 우리 또한 그래야 할 책임이 부여된다. 예를 들면 우리가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 체제에서 생활할 수 있는 이유는 사회구성원과의 연대, 투쟁, 희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시 말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열망했던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누군가는 사회의 진보를 위해 자신이 속한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누군가는 그러한 진보에 무임승차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와 다른 타인을 존중해야 하는가. 아니, 최소한 그들을 참아주기라도 해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가끔은 내가 양보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 자유를 때로는 자제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타인들과 타협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과 연대해야 하는가. 결국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책 p.21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는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인주의자라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책에 대해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책의 중간부터 타인의 삶에 관한 내용이 개인주의자와 동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간 부분부터 그러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이 개인주의자의 진정한 의미는 타인들과의 관계들로부터 독립 될 수 없고, 자신이 속한 사회 또는 조직과 연결되어 있음을 포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자 서은국 박사님이 쓰신 책 『행복의 기원』에서는 ‘행복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주변에 어떤 사람이 존재하는지가 행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라는 뜻이다. 나는 이 말이 우리가 더 행복한 사회에 살고 싶으면 위에 말했던 ‘진정한 의미의 개인주의자가 많아야 한다.’라고 해석된다. 결국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존중과 연대를 통해서 그 궁극적 목표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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