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by 데이비드 봄

개인주의


철수는 자신이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철수는 개인이 국가나 사회보다 앞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어떤 제도도 개인의 삶을 억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자는 이기주의자들과도 다른데, 개인주의자들은 이기적인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신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큼 타인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행동에만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철수는 과거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반대한다.


예컨대 독일 국민 중 일부는 나치가 저지른 여러 범죄 행위에 대해 현재의 국민들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행위는 그 시대의 국민들이 저지른 일이지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이 행위에 대한 배상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자신의 삶도 중요한 만큼 타인의 삶도 소중하기에, 배상책임은 없을지언정 전범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으며 월급 중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공동체주의


영희는 철수와 오랜 친구이다. 하지만 철수의 가치관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 영희는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개인이 국가나 사회보다 앞선 존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떤 사람이든 사회를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 의무를 지게 되는데, 어떤 의무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는 '나는 살아가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며, 이는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든 간에 연속된 사회적 맥락 또는 역사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은 필연적으로 그가 속한 사회의 여러 자원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앞선 자원은 앞선 세대의 산물이다. 그 결과 한 개인이 지는 도덕적인 의무는 그가 속한 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영희는 철수와 다르게 독일 국민들은 앞선 세대의 독일 국민들이 저질렀던 전범행위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범행위로 다른 국가를 식민지 삼아 여러 경제적인 자원을 얻었고, 이로 인해 독일이라는 국가는 이전보다는 더 풍요로운 자원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했으며, 현재 세대의 국민들은 이 자원을 바탕으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영희는 철수의 논리대로라면 우리가 공교육 제도를 통해 국민들을 교육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와 같은 특정 제도나 자유, 평등과 같은 특정 가치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개인이 사회나 국가보다 앞선 존재라면 개인이 이러한 가치나 올바름을 수용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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