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철학으로서 물리학

by 데이비드 봄

과학과 자연철학

과학은 본래 자연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철학이란 앎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행위를 말하며, 자연철학은 이를 자연과 우주에 적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주란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들의 집합을 뜻한다.

우리 주변의 대부분 물질은 서로 상호작용한다. 지구와 나, 나와 다른 사람은 중력으로 상호작용하며, 책상에 붙인 테이프는 전기적 상호작용을 한다. 따라서 과학을 배운다는 것은 우리 주변 모든 것을 더 잘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다음 문장을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어"라고 말할 때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많은 사람이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상상할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나 주식에 무지했던 사람들이 이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면 "이 세상에 대해 잘 알게 됐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인간중심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물리학의 독립

1600년대까지만 해도 물리학은 철학의 하위 학문이었으며, 독립된 지 400년도 되지 않았다. 독립한 이유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있지만, 흔한 설명은 '진리를 추구하는 방식이 달라져서'이다. 현재 우리는 이를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부른다. 수많은 사회과학 학문들이 이 과학적 방법론에 집착하기도 한다.

과학적 방법론이 특별한 측면이 있지만, 물리학이 철학으로부터 독립한 결정적인 이유는 물리학이 밝혀낸 사실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

기원전 300년,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주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석을 제시했다. 사과와 돌은 떨어지는데 달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지상과 천상에 다른 규칙이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물체의 움직임과 본성을 연결지었다.

이 생각들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지구가 특별한 행성이고 그곳에 사는 우리도 특별한 존재라고 믿었다. 이것은 2000년간 이어졌으며 종교 권력의 핵심 사상이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별자리와 천체의 운행, 번개가 치는 이유 등 우주의 작동방식 대부분을 인간과 연관지었다.

당대 사람들이 무엇에 홀리거나 멍청해서 그 세계관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과학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연을 관찰하면, 천상계와 지상계는 다른 법칙이 적용되는 공간이며 '모든' 물질에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는 생각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턴은 완전히 다른 답을 내렸다.


뉴턴의 혁명

1687년 뉴턴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출판했다. 이 책에서 뉴턴은 사과와 달에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되며, 이를 중력이라고 불렀다. 이 이론에 따르면 달도 지구를 향해 떨어지지만,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땅에 닿지 않는다. 즉, '모든' 물체는 중력이라는 상호작용을 한다는 뜻이다.

뉴턴이 주장한 물리법칙의 '보편성'은 다른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 세계의 작동방식이 인간과 전혀 상관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이후 물리학은 철학으로부터 독립하여 자립한 학문이 되었다.


물리법칙의 보편성과 사회적 영향

물리법칙이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물리적으로 특별한 존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구는 특별한 공간이 아니며, 다른 공간과 특별할 것 없이 모두 같은 법칙이 적용되는 공간이다. 또한 노예와 귀족, 그리고 왕 또한 특별할 것 없이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이러한 관념은 자연스레 당시 사람들의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1700년대 중후반 많은 지식인을 통해 알려졌고, 프랑스 혁명(1789)과 미국 독립선언(1776)에 나타나는 자연법(natural law, 자연히 존재해 언제 어디서나 유효한 보편적이고 불변적인 법칙)의 씨앗이 되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