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다는 착각> 서평
치매 예방법이라는 책을 사 오신 할아버지가, 다음날 그 책을 또 사 오셨다는 케케묵은 농담을 기억한다. 그런데 문득 책장을 보다가 그 농담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으르다는 착각>이라는 책을 사놓고 무려 2년째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을 잘 지은 관계로 내용을 읽지 않아도 요지를 알 수 있다. 내가 게으른 건 사실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 아니겠나? 아마 과학적 근거도 뒷받침되어 있을 것이다. 안 봐도 뻔하다. 뻔하기 때문에 안 읽은 것이지 내가 게으른 게 아니다. 역시 게으르다는 것은 착각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옳다. 결론이 옳은데 논증이 틀렸을 리 없다. 따라서 이 책은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
제목만 읽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책, 펼쳐보지 않아도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 책이야말로 이 시대의 명저가 아닐 수 없다. 당신도 한 권 구입해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해 두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