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이렇게 사는 이유

by 우성


게을러서다.


하지만 그게 죄는 아니지 않은가. 세상에는 누구처럼 네 시간만 자고는 살수 없는 사람도 많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어주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이 고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난 술과 담배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뗄 수 없는 예술적 도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건강을 생각하면 담배라도 끊으라는 말을 요즘 너무 많이 듣지만 피지 않고 생기는 스트레스가 더 해롭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난 내 정서가 허락하지 않는 일은 못한다.



집안 어른들은 여전히 “취직을 어서 해야 되지 않겠니?”, “이제 공장 같은 데라도 들어가서..” 라는 말을 하시지만, 내 정서가 허락하지 않는다. 단지 힘들어서가 아니다.




입장 바꿔놓고 보면, 보통의 공장 노동자들에게 소설을 써보라고 하면 차라리 일을 하겠다는 말을 할 것이다. 그런 차이다. 나에겐 글을 쓰는 일이 더 맞다. 단지 글을 쓰는 일이 당장 돈을 벌어들이지 못할 뿐이다.

연애는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고 있는 거다.


의식적으로 막고 있다. 시간적, 금전적, 감정적 소비를 하는 게 현재는 너무 비생산적이다. 연애를 하면 모든 걸 제껴 두는 성격상, 글을 쓰는 시간외에도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아직 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아르바이트를 십년 가까이 하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이고, 이력서며 자소서 같은 것을 써가며 면접을 보기 싫어서이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직장 다니는 것과 비슷하게 번다. 중요한 것 하나. 나의 철새기질은 직장 생활을 한다 해도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다분하다. 한마디로 민폐다. 난 그런 실례를 하고 싶지 않다.



벌써 마흔이 다돼간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보다 못한 사람도 훨씬 많다. 나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며 언젠가의 그날을 기다리는 글쟁이들 중에는 그래도 내가 나은 편이지 않을까. 그리고 요새 마흔은 예전 마흔이 아니기도 하고, 정확히 난 서른여덟이다! 아직은!


안정된 가정이 그립지 않나?


결혼은 솔직히 생각 없으나 아직은.. 요즘 조카 때문에 부쩍 아이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해도 어쩌겠나. 아이를 보려면 결혼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를 만나야하는데. 내 정신이 아직 미성숙 된 상태라 아무나 하고 결혼을 위한 결혼을 하는 건 상대방에게 실례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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