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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Sep 21. 2020

시작은 런던 쇼디치의 에이스 호텔이었다.


런던 쇼디치의 에이스 호텔이었다.

2018년, 2019년 매주 토요일이면 노트북을 들고 혼자 아침부터 카페로 향했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퇴근 후에도 에이스호텔에 자주 갔다. 1층엔 일할 수 있는 라운지가 있어 공부하고 작업하기엔 최적의 공간이었다.

그곳엔 수 많은 예술가들과 young professionals (커리어 쌓는 직장인들)이 즐비했다. 맥북 하나 갖고 소파에 걸터앉아 일하는 그들이 너무 멋져보였다. 내가 거기 속해 그들과 비슷한 삶을 산다는 것 자체에서 희열을 느꼈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냥 그런 내가 좋았다. 글로벌하게 살고싶어하는 꿈 많은 20대 청춘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내가 봐도 반짝반짝 빛났었다. 내 하루하루가 황홀했다. 영국인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살아가는 내 모습을 나는 너무 사랑했다. 아마 지난 나의 글들에서 내 기분이 고스란히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살다 귀국하고 1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난 1년 반, 내게는 가슴아픈 일들이 많았다. 마치 예전의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나의 색깔을 잃어가며 긴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힘든 마음을 블로그나 sns에는 안적었으니 사람들을 잘 모를 것이다. 나를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 기억할 수도 있겠지. 그치만 아니다. 나는 수 많은 ups and downs를 거쳤고 지금도 어쩌면 in progress일 수도 있는데 여전히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힘든 여정에서 다행히도 나는 내가 원하는 직업을 찾았고 내가 좋아하고 또 잘하는 일을 찾았다. 이 열정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난 지금 ‘브랜딩’이 너무 재밌고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 일에 미쳐있을 것 같다.

또 감사하게도, 나를 찾아주는 클라이언트가 점점 늘고있고 그분들이 나를 믿고 의지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나는 이 행복을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지난 1년 반, 힘든 일을 너무 많이 겪어버려서 행복이 나를 찾아와도 그 행복을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되었다. 과연 이렇게 다시 가슴 뛰어도 되는건지, 내가 감히 뉴욕과 런던을 품에 안고 더 높이 날아올라도 되는건지. 마치 난 누군가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너 예전처럼 다시 그렇게 살아도 돼” 라는 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같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난데.

내 자유로움에, 내 능력에, 내 꿈에 한계가 지어져버린 느낌인데 도대체 내가 귀국 후 뭘 보고 뭘 들었길래 뭘 겪었길래 이런 mindset이 내게 programmed 되었을까?

모르겠다.
그래서 각설하고


이 글의 목적은, 다시 예전처럼 살겠다는 다짐을 하려고. 다시 유럽/미국을 누비며 빛나는 삶을 살아가려고.

가끔은 서울 오피스에서, 가끔은 뉴욕에서, 가끔은 런던에서 노마드로 멋지게 브랜딩 프로젝트를 이끌며 살아가려고.

노트북만 있으면 내 능력을 어디서든 뽐내며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니까, 그리고 그 삶을 지난 수년간 꿈꿨으니까, 그리고 나 그럴 자격 있으니까.

다시 그런 삶을 생생하게 꿈꾸며 그려나가려고 한다. 아무의 허락도 필요없다. 내가 그냥 하면 된다. 내 삶을 내 멋대로 내가 꾸려 나가면 된다.

내 다음 목적지는
진짜, 뉴욕과 런던이다.

브랜딩 에이전시를 만들고 싶어졌다.



/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난 누가 내게 답을 줬으면 좋겠다.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된다고, 더 큰 꿈 꿔도 된다고. 나 현실적 이상주의자가 되버린 건가?

“몰라. 그냥 하자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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