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상담 사례] 유/초아 아이들의 성 교육.
초1여아입니다. 몇달 전 <사춘기와 성> 학습만화를 본 후 임신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관련 동화책을 함께 보기도 했구요. (저희는 그동안 평일에는 영어 영상을 주말에는 보고싶은 영화를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아이가 주말마다 출산 관련 영상을 보고 싶어해서 출산 관련 다큐멘터리, 유튜브 영상을 함께 보았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아이가 출산 장면을 그림(주로 침대에 누워서 소리지르는 장면이나 아이가 나오는 장면)으로 몰래 그리고, 들키면 그림을 숨기고, 출산 장면이 떠오른다거나 출산 영화 보고싶다는 얘기를 많이해요. 아이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보려고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관련 영상도 함께 보고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른 영상들도 함께 보았지만 아이는 그 이후에도 출산 영상을 보고 싶다는 얘기를 계속합니다. 이제와서 초기에 대처를 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해나가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아이의 임신출산에 대한 이미지가 엄마한테 혼나는 것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상담 요청드립니다. (참고로 아이가 최근에 성조숙증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부분도 관련이 있을까 싶네요..)
Dr. Chloe :
안녕하세요. 어머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많이 신경 쓰이고 걱정되셨겠어요. 성조숙증으로 인한 성적 성숙이 어린이의 심리적, 행동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경미한 정신 병리학적 증상 외에는 지능 지수 및 학업 성취도 등의 결손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꼭 성적인 호기심만으로 출상 영상을 보고 싶어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여아면... 오감의 느낌발달과 함께 한창 자신의 몸에 탐색을 거쳐 타인과의 차이에 관심을 갖다보니 성기의 역할에 집중되고 “생명탄생”에 많은 궁금증이 생기는 단계 입니다. <사춘기와 성> 학습만화를 본후 임신출산에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하셨는데 책읽은후 아이와 부모님은 어떤 대화를 나눴었을까요? 아이들 질문에 성교육을 어디까지 알려줘야하나, 늘 부모님의 고민이실텐데 연령에 비해서 오버되는 자극을 주는 것은 부조화가 이뤄질수 있습니다. <사춘기와 성>이란 책은 초4학년정도에 권장해 드리는 책이거든요.
아이에게 우선 왜 출생 영상이 보고 싶은지를 물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왜 다른 재미있는 영상보다 출생 영상이 보고 싶은지에 대해서요. 아이가 출산 영상에 대해 정말 성적 느낌으로인지, 아니면 아기가 탄생하는 과정에 대해 신기함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산부인과 의사로서 출산 장면은 사실 여성들에게는 성적인 느낌보다는 응급한 느낌이나 아기가 건강하게 탄생할 때의 카타르시스와 여러 기쁨들이 느껴지는 과정입니다. 또한 남성의 경우에서는 출산 과정을 본 후의 인터뷰들을 보면, 오히려 그로테스크한 느낌이나 아내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 등을 느꼈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와 출산 과정 영상을 보고 그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함께 해보세요. 그 과정 뿐 아니라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과정과 엄마의 느낌이라던가, 아이도 이렇게 뱃속에서 커왔고 엄마의 길을 통해 힘들게 나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이란 과정이 고귀하고 아주 소중한 과정임을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엄마들이 아파서 소리지르는 모습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며 모든 포유류와 인간은 이렇게 힘들게 새로운 생명을 출생할 수 있음을 이야기해보시고요. 아이가 출산 과정이 떠오른다던가, 관련 영상을 보고 싶다고 하는 것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말을 듣고 부모가 당혹한 모습을 보인다던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더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 대해서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것은 매우 당연합니다. 자신들의 자아, 자존감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오히려 아이와 충분하게 이야기를 해 보고,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적나라한 지식이 아닌 은유와 감성적인 스토리로 아이가 그 과정을 소중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