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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Nov 03. 2022

혀는 칼보다 강하다.


“어떻게 만족 시켜야 할지 모르겠어요.”


 A양와 B군는 20대 동갑내기 커플이었다. 조심스럽게 나의 클리닉의 문을 두드린 앳된 모습의 두 커플은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충분한 전희도 한다고 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제는 지쳤다며 좋아하지 않는 것을 계속 해야 할 지 자괴감마저 든다고 B군이 말했다. 


 그 때부터였나. 커플에 대한 교육은 섹스 장애인이나 마찬가지인 어린 커플들의 장기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절망했고, 슬픔에 빠졌다. 여자의 벗은 몸만 보아도 통제력을 잃을 나이였다. 그런데 A양은 전희 때는 좋다고 하다가 삽입만 하면 즐겁지 않고 아프다고만 하니, B군은 울화통이 터질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이 1년이나 지속되었으니 지칠 만도 하였다. B군은 지금 A양에게 성적 장애인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 그에게 나는 오럴 섹스를 추천해보았다. 페니스로 여성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입으로라도 만족시켜 보기를. 그는 극복해야만 했다. 모든 두려움, 편견, 황당한 실수들이 넘쳐 대는 지금 이 청춘을 말이다. 


 이제 남성들은 쿤닐링구스cunnilingus(남성이 입술이나 혀로 여성의 성기를 자극하고 애무하는 행위. 남성과 여성이 역할을 바꾸어 하는 성행위는 펠라티오fellatio라고 한다)에 대한 탐구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시기가 되었다. 쿤닐링구스는 일시적이고 선택적인 전희가 아니라 그 이상이다. 그것은 전희foreplay가 아니라 핵심행위coreplay이다. 서론, 본론, 결론을 가진 필수 과정인 것이다. 여러 자극 단계를 거치면서 여성을 궁극의 오르가슴에 이르게 하는 불멸의 방법 중 하나다. 


 B군은 쿤닐링구스 덕분에 A양을 최대한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었으며 더 이상 섹스에 대한 근심 없이 즐기기 시작했다. 걱정에서 벗어남으로써 통제력도 강화되어 많은 면에서 더욱 좋은 연인 사이가 되었다. 쿤닐링구스가 B군의 성생활을 구제한 것은 분명했다. 나아가 성문제와 싸우면서 겪은 모든 우울과 두통을 떠올려 보면 A양과 B군의 인생을 구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 역시 혀로 오르가슴에 이른 때를 잊지 못한다. 눈물겨운 순간이었다. 너무도 유쾌한 마음이 들었다. 쿤닐링구스는 남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하고, 존중감이 표현되고, 보상이 따르는 섹스 행위이다. 다른 이의 가장 고귀하고 개인적인 부분이며 욕망의 집합체인 입에 내맡기는 것, 오럴 섹스는 섹스 행위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것은 가장 취약한 약점까지 파트너에게 내어놓는 친밀함에서 비롯된 행위이다. 


 혀는 칼(Penis)보다 강하다. 결국 B군은 쿤닐링구스로 쾌재를 부를 수 있었다. “왔노라, 보았노라, 쌌노라!”라고. 내 여자를 위한 사랑의 기술을 연마하기에 늦은 시기는 없다. 조금이라도 깨달았을 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임을 알기만 한다면 그대도 B군처럼 환호성을 지를 수 있을테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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