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은 우리를 살게 만든다."
평소 살면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거나 이야기할 기회는 많지 않다. 마치 '오늘'의 내가 영원히 존재할 것 마냥 엉킨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둥바둥 사는 사람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리고 죽음의 무게를 회피하면서 살았다.
그러던 와중, 나는 가까이서 죽음을 경험할 일을 겪었다. 15년 가까이 우리 가족과 함께였던 우리 반려묘, 콩이의 죽음 때문이다. 한 동안 콩이는 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동생도 안타깝고, 나 역시 콩이가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안락사를 고려한 그 때, 콩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길냥이로 태어나서 그래도 우리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거라 생각은 들었지만, 항상 당연하게 내 곁에 있을 거라고 믿었던 존재가 딱딱하게 굳어간 모습으로 내 눈 앞에 놓여졌을 때 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들었다. 바쁘다고 콩이를 자주 보지 못했던 내 자신이 어리석었고 한참을 콩이의 부재를 느끼며 공허함을 채워야 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죽음을 이야기한다. 장의사, 신부님, 호스피스 병동의 의사, 돌봄 케어를 담당하는 요양 보호사 등. 그들이 이야기하는 죽음의 모습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현재에 충실하고 죽음을 잘 준비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작은 이별이 모여 나의 죽음이 되듯이, 삶을 치열하게 살고, '맞이하는 죽음'이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도록. 필연적으로 우리네 삶은 죽음으로 이행되기에, 주어진 나의 인연들과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대학병원에서 일했던 시간들도 꽤 오래된 나이가 되었기에, 나는 내 인생에서 죽음이란 희미하게 느껴지는 안개같은 존재라고 느끼며 살아왔다. 언제부터 이렇게 죽음을 잊고 살았을까? 현재의 반복되는 고통에 대해 불평만 하면서 살아왔던 나의 삶을 반성한다. 책의 구절의 어떤 죽음은 우리를 살게 만든다는 말처럼 나의 죽음을 온전히 맞이할 수 있도록 찬란한 이 시간은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찾아와도, 그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