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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대리 May 08. 2022

Day6. 중세 유럽부터 모던 아트까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분관, 클로이스터스와 뉴욕 현대 미술관

MUSEUM DAY

오늘은 두 곳의 뮤지엄을 가는 날. 메트로폴리탄은 이미 지난 여행에서 다녀왔으니 새로운 곳을 물색하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을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클로이스터스의 사진을 보고 매료되어버렸다. 코 선생 때문에 뉴욕 내 모든 뮤지엄들이 입장 시간을 지정해서 예약을 받고 있는데, 이왕 가는 거 사람이 적으면 좀 더 안전할 테니 오전 10시로 예매를 했다.


어퍼 맨해튼에 위치한 클로이스터스로 향하기 위해서는 뉴욕 지하철 A라인을 타고 3-40분을 가야 한다. 할렘가 인근 역을 통과하는 루트라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이른 아침 지하철은 오히려 한산해서 다행이었다.


뉴욕 지하철 A line 내부


구글맵이 안내하는 루트를 따라 다크먼 스트리트 역에 내렸더니 도보로 이동하는 루트가 뭔가 이상하다. 다른 어플로 확인하니 구글맵 루트는 산을 가로질러 넘어가는 길이고, 실제로 도보로 이동하려면 올라가려면 이전 역으로 되돌아가서 포트 트라이언 공원을 따라 계단을 올라야 했다. 망할 구글맵. 네비는 한국이 최고다.


고민 끝에 돈은 쓰지만 몸은 편한 택시를 선택했다. 단풍이 우거진 공원을 따라 10여분이 지났을 까, 오늘의 첫 목적지에 도착했다.


클로이스터스를 향해 올라가는 길
클로이스터스 입구 외관


The Met Cloisters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클로이스터스는 외관부터 웅장하다. 파란 하늘, 붉은 단풍, 회색 돌로 지어진 건물의 풍경이 아름다워 구글맵 때문에 생긴 잠깐의 마음고생이 잊혔다.


클로이스터스 매표소 천장


록펠러 센터로도 유명한 대부호 가문, 록펠러 2세가  조각가인 조지 그레이 버나드의 중세 유물을 모두 사들이고 박물관을 지어 메트로폴리탄에 기증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미국 재력가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그 스케일이 대단함을 느낀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좀 본받았으면 좋겠기도 하고.


Judy Black Garden으로 향하는 문


문을 열고 들어서니 프랑스 남부 수도원의 건물 일부를 그대로 옮겨와 다시 지었다는 게 실감이 난다. 위치상으로는 뉴욕인데, 로마에서나 볼 법한 팥죽색 대리석 기둥과 소담한 중앙 정원이 유럽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Judy Black Garden의 내부


뉴욕 미술관들의 특징을 하나 꼽는다면 실감 나게 공간을 구성하는 부문이다. 여러 그림과 작품들을 예배당, 문 주변 등 각 공간의 의미와 분위기에 맞게 잘 배치되어 있었다.


예배당과 각 룸을 잇는 게이트의 전경


아무래도 볼륨이 작은 화장품 업계 출신이다 보니 크고 화려한 작품보다는 작고 디테일한 장식품에 더 눈길이 간다. 손바닥보다도 작은 사이즈의 펜던트에 새겨진 세밀한 조각과 촛대의 디테일에 감탄 또 감탄.


팬던트와 촛대


프라하에서 본 캐슬 성벽을 닮은 건물 외벽 테라스에서는 붉게 물든 나뭇잎 사이로 조지 워싱턴 브릿지가 보인다. 강바람이 좀 춥지만 완연한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 좋네.


클로이스터스 건물 외벽 테라스
건물에서 바라본 조지 워싱턴 브릿지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바닥에 일렁이고, 또 다른 테라스에 조성된 정원은 유럽 시골 분위기. 작품을 보러 방문하는 박물관이라기보다, 건물 전체가 작품인 곳이라 내 취향에 더 맞았던 것 같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바닥에 비치는 풍경
아기자기한 조경이 예뻤던 테라스
홀리한 중앙정원 2
출구에서 바라본 클로이스터스 건물 전경


약 1시간 반 정도의 관람을 마치고 다시 미드타운으로 컴백했다. 아침에 한국인의 맛, 진라면 컵라면을 먹었더니 배는 든든한데,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이탈리안 프리미엄 젤라또, Venchi를 한 컵 하니 에너지가 샘솟는다.


Venchi 매장 내부
피스타치오 맛 & 티라미수 맛


THE MUSEUM OF MODERN ART

지난 여행에서 아쉬웠던 게 바로 MoMA 관람이었다. 당시에는 본관은 리뉴얼 중,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분관 PS1도 거기도 이벤트 때문에 Closed.

그래서 이번에는 꼭 가야겠다는 큰 결심으로 방문했다. 드디어 현대카드 무료입장 혜택도 보고!


뉴욕 현대 미술관 전경
현대카드 무료 입장 티켓 (여권은 필요없고 서비스 카운터에 카드만 제시하면 입장티켓 수령 가능)
1층 통창을 통해 바라본 뉴욕 현대 미술관 풍경


영원한 것은 없다. 변화가 곧 모던이다.



1층 중앙 전시장 시작 즈음에 위치한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 현대카드가 단독으로 후원하는 퍼포먼스 시리즈, 애덤 펜들턴(Adam Pendleton)의 개인전 <후 이즈 퀸?(Who is Queen?)>이었다.


검은 뼈대 위에는 블랙 & 화이트로 채색된 그림이 걸려있고 프로젝터로 대립하고 구호를 외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Black Lives Matter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 앞에서 여전히 이 주제는 중요한 이슈구나 느껴졌다.


애덤 펜들턴(Adam Pendleton)의 개인전 <후 이즈 퀸?(Who is Queen?) 전경


힘들어도 당 충전은 필수

사실 미술관 체질은 아닌데 두 탕이나 뛰어서 그런지 모마 1층만 돌아보고 소파에서 기절하듯 두 시간을 잤다. 억지로 다녀봤자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 관람을 빠르게 종료하고 근처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로 방향을 틀었다.


땡스기빙 준비가 한창인 현지인들로 붐비는 매그놀리아에서 나의 에너지를 끌어올려줄 시그니처 바나나 푸딩을 사들고 오늘의 일정은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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