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채우는 날들
프라이베르크에서의 하루하루는 기다림 그 자체였다. 딸이 엄마가 되기 전, 나는 다시 딸을 위한 엄마가 되기로 했다.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나와 남편은 그 어떤 시간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동안 곁을 지켜주지 못했던 미안함이 늘 마음 한구석을 아리게 했기에, 이번만큼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이곳에 왔다. 아이를 품고 있는 동안 문득문득 떠오르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특히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맛들이 간절할 때마다 그 마음을 어떻게 누르고 견뎠을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그 먼 거리만큼의 미안함이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출산 전까지 딸이 먹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해주리라 다짐했다. 사실 그것이 우리 부부가 이곳 프라이베르크까지 달려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사위의 요리 실력이 워낙 훌륭해, 되레 우리가 정성 어린 대접을 받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의 마음은 또 다르다. 지난날 파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딸과 사위가 그토록 그리워했을 그리운 고향의 맛을 하나하나 식탁 위에 정성껏 차려내고 싶다. 그것이 멀리 떨어져 보낸 시간만큼 쌓인 미안함을 전하는 가장 솔직한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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