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의 위대한 귀환
딸들이 어릴 적, 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트르담의 꼽추'를 함께 본 적이 있다. 사실 스크린 앞에서 누구보다 몰입했던 건 나였다. 보는 내내 눈물이 차오르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흐느끼면서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콰지모드를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진짜 노트르담의 성당에 와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몇 해 전 성당을 찾았을 땐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를 재건 중인 성당의 모습만 보고 돌아서야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이곳을 찾았다. 그런데 나는 믿기지 않는 광경을 마주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복원을 넘어 마치 찬란하게 새 생명을 얻은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마침 12월에 다시 문을 연 성당은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우리는 드디어 그토록 고대하던 성당 내부를 함께 둘러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de Paris)은 1163년에 착공되어 약 180여 년에 걸쳐 완성된 고딕 건축의 걸작이라고 한다. 파리의 심장부 시테섬(Cité Island)에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세 프랑스의 영광과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살아 있는 역사의 증인이었다. 특히 뾰족탑과 스테인드글라스의 섬세한 조각들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5년이라는 긴 침묵의 시간, 복원을 통해 마침내 다시 세상을 향해 그 문을 활짝 열었다. 다시 마주한 성당의 외벽은 여전히 세월의 깊이를 품은 채 고풍스러웠지만, 새로 복원된 첨탑과 지붕만큼은 이전보다 더 견고하고 정제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아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성당 안으로 들어선 순간,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타고 쏟아져 들어오는 찬란한 햇살이 성당 내부를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손주들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성당 내부를 거닐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천년 가까운 세월의 묵직한 무게와 그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이 깃든 희망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랫동안 가슴 깊이 품어왔던 꿈이 기적처럼 다시 태어난 성당 앞에서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화마는 성당을 집어삼킬 듯 거셌으나 노트르담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련이 더 강인하고 눈부신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을 뿐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애니메이션 속 콰지모드를 보며 눈물짓던 젊은 날의 소망이 오늘 이 장엄한 풍경 앞에 닿았다. 무엇보다 이 특별한 순간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 나의 행복은 더욱 깊고 선명해졌다. 특히나 사랑스러운 손주들과 함께 이 아름다운 재건의 풍경을 함께 새길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