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르니에
파리에서의 하루하루는 마치 매일 그림 속을 걷는 것만 같다. 예술의 도시답게 박물관과 미술관은 빠짐없이 챙겨 다녔고, 이제는 파리지앵 출퇴근족처럼 익숙하게 시내 곳곳을 오가며 그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골목마다 숨겨진 파리의 매력을 찾아다니던 중, 드디어 오페라 가르니에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겉에서만 그 웅장함을 감상했지만, 내부의 샤갈 천장화는 반드시 봐야 한다는 딸의 말에 오늘도 설렘을 안고 따라나선다.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마주한 공간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만큼 황홀했다. 형용할 수 없는 고풍스러운 기품과 우아함이 어우러진 공간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빛나는 황금빛 대리석 계단과 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샹들리에를 보고 있자니 파리의 모든 아름다움을 한데 응축해 놓은 듯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샤갈의 천장화를 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오페라 가르니에를 찾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따라 대공연장은 출입이 통제되어 샤갈의 천장화는 볼 수 없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눈앞에 펼쳐진 눈부신 황금빛 대리석 계단과 샹들리에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오페라 가르니에는 19세기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가 설계하여 1875년에 완공한 파리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된 '가르니에'는 건축가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오페라 가르니에의 황금빛 조각들과 아름다운 대리석 장식미는 네오바로크 양식을 대표하는 건물로도 손꼽힌다고 한다.
샹들리에와 황금빛 장식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그랑 푸아예(Grand Foyer)’에 발을 들이는 순간, 나는 그 압도적인 풍경 앞에서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공연 전후 관객들이 머무는 사교 공간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웅장했다. 거대한 예술품들로 가득 채워진 이곳을 왜 ‘궁전의 거울방’이라 부르는지, 그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마치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눈부시게 빛나는 그 화려함 속에서 나는 한동안 발걸음을 멈춘 채 장면 하나하나를 천천히 눈에 담았다.
비밀의 공간을 탐험하듯 설레는 기분으로 내부를 둘러보았다. 곳곳을 지키고 있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동상을 마주하니 이곳에서 공연했던 거장들을 향한 존경심이 절로 생겨났다. 눈앞의 압도적인 화려함을 사진 한 장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그 순간의 벅찬 감동만큼은 내 기억 속에 소중히 담아두었다. 무엇보다 큰딸과 함께 파리에서 보내는 이 시간들이 내게는 매일이 기적 같고 선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