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함’을 벗어 던지기

’완전한 솔직함‘에 대하여

by Dean

대한민국 대기업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일원으로 산다는 것은

때로 정해진 궤도를 도는 톱니바퀴가 된 듯한 기분을 갖게 합니다.

시스템은 견고하고 절차는 정교하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우리는 때로 ‘나이스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본질을 놓치곤 하죠.


동료와의 관계가 어긋날까 봐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에 침묵하고,

상사의 결정에 의문이 생겨도 정해진 관습에 따라 고개를 끄덕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사회성' 또는 ‘사회생활’이라 부르지만,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이끈 동력은 결코 이런 모호한 배려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완전한 솔직함(Radical Candor)'이라는 날카로운 프로세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완전한 솔직함이 실리콘밸리 리더십에서의

중요한 핵심 개념이라 우리나라의 번역판의 제목이

‘실리콘밸리의 팀장들’로 번역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의 직장 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피로감의 대부분은

업무 그 자체보다, 업무를 둘러싼 ‘감정의 소모’와

‘위계에 따른 불투명한 소통’에서 옵니다.


솔직하게 의견을 냈다가는 ‘예의 없는 사람’으로 찍히기 십상이고,

문제를 지적했다가는 ‘피곤한 동료’가 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프로세스는 명확합니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일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개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말을 돌리기보다,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가장 빠르고 정확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프로세스를 지향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무례하게 굴라는 뜻이 아닙니다.

킴 스콧이 제안한 것처럼, 상대를 인격적으로 깊이 존중하되(Care Personally),

업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도전하는(Challenge Directly) 태도입니다.


이런 프로세스가 정착되면 ‘누가 할 건가’를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이 사라지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만 남습니다.




전통적인 한국 조직의 문법 속에서도 우리가 이 ‘솔직함의 프로세스’를

조금씩 이식하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것이 불필요한 관습과 형식을 걷어내고, 오직 본질적인 가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를 보호하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로서 높은 수준의 커리어를 유지하는 비결은

결코 남들보다 더 오래 앉아 있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나를 소모시키는 사내 정치나 불필요한 감정 노동에서 스스로를 분리하고,

나만의 ‘에센셜 한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지혜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솔직함은 가장 빠른 소통의 도구이며,

잘 짜인 프로세스는 당신의 에너지를 불필요한 곳에 낭비하지 않게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될 것입니다.




내일도 우리는 어김없이 출근할 것입니다.

익숙한 사무실 풍경과 수직적인 절차들이 우리를 맞이하겠죠.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단순히 ‘착한 동료’가 되기 위해

소중한 에너지를 다 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프로젝트의 본질을 위해 가장 솔직하고,

가장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고민하는 ’프로‘로서 그 자리에 앉을 것입니다.


당신의 귀한 자원을 감정의 줄타기가 아닌,

압도적인 성과를 만드는 본질적인 프로세스에 투입하십시오.

그것이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도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