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주변에는 유독 감나무가 많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등원할 때면 아이는 늘 감나무를 보며 좋아라 합니다.
"하나 따먹으면 안 되나?"
귀여운 아이의 투정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오늘은 꼭 산책을 해야 하는 날이야!'
아마 빈틈없이 무엇이든 꽉 찬 나의 마음이 하는 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날에는 날씨가 어떻든 꼭 산책을 합니다.
아이들 없이 걷는 이 시간이 미안하면서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잠시 놓아주는 이 순간.
젊은 날 소주 두 병 비닐봉지에 들고 안주도 없이 깡으로 마셨던 자리.
겁도 없지, 그땐 왜 그랬을까요? 하하.
사실 저는 별 감흥이 없지만 독자분들 보여주고 싶었어요.^^
너무 멀리서 찍어 좀 아쉽네요.
사춘기도 아니고 갱년기도 아닌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요즘은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이기적일 수도, 나의 마음을 지키는 최선책일 수도 있다고 요런 저런 생각들로 합리화 중이에요.
그렇게 나도 괜찮고 너도 마음에 드는 중간이 어디일까를 고민해 봅니다.
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물결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는 것이겠죠.
언젠가는 닿을 미래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꼭 산책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혼자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