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봅니다.
2020년, 첫 책 내던 날.
이제는 터널 끝이다, 인생이 바뀔 것 같아서 감격적이었는데... 당연히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너무 웃기지. 겨우 1-2천 권 책으로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너무 좋았던 그날이었다.
이 뒤로 4년이 지났다. 그때 냈던 책과 같이 내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확하게 내 이야기. 고집부리면서 내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자유를 얻은 듯한 느낌이 든다.
얼마 전 미국에 계신 작은 아버지가 나한테 소설 뭉텅이를 보내면서 이것 한국에서 출간할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 (우리집 사람들은 이리도 관종에다가 글솜씨까지 어설프게 있어서 이 사달이다) 글을 읽고 나니 역시 칠순이 넘으신 작은 아버지의 작품 세계를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터라 나는 감히 이렇게 답했다.
'나'에게서 더 많이 떨어지셔야 한다고.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이렇게 잘난 척하면서 이야기했는데, 후회 많이 한다. 오히려 자기한테 너무나 천착한, 아프게 달라붙어 있으면서 처절하게 글을 쓴 작은 아버지가 너무 훌륭했다. 뭘 안다고 내가 너무 멋을 부리면서 하나도 쓸데없는 말씀을 드렸다. 나쁜 글쓰기 선생, 어설픈 선생처럼.
내일 다시 메일을 보내야겠다.
그런데, 이미 상처를 받으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