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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덕텐트 Oct 04. 2022

10월의 기도

어느 청년의 작은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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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자리에 주께 오롯이 기도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의 사랑 되시는 주님.

언제 그랬냐는듯 9월이란 시간을 버티고 10월을 맞이한 저희가 있습니다.




9월의 저는 어떤 삶을 살았던가요, 저는 어떤 사람이었고 저는 어디에 있었나요.




교만한 자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처럼 저는 역시나 주님보다 제 자신을 바라보고, 제 안에 있는 것들만을 바라보고 삶을 살았습니다. 힘들 때나 슬플 때뿐 아니라 기쁠 떄도 주를 대충 찾고 '나아가자'를 외치곤 했습니다. 남을 미워하고, 긍휼의 마음을 갖지 못하였으며 오늘은 지치니까, 오늘은 이런 일이 있으니까, 오늘은... 이란 변명을 하염없이 내지르면서 또 바로 서지 못한 청년의 삶을 살았습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저는 물론 주님과의 약속도 지켜낸 것이 없습니다. 매번 유혹의 올가미에 묶여 쓰러지고, 붕괴되었습니다. 그렇게 무너지고 무너지며 쓰러진 저의 시간들 앞에 9월의 저도 연달아 붕괴되었습니다.




아둥바둥 살아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고, 타인에게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마음은 은은하게 독을 퍼트리고 품는 악한 향기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기적이고 못된 자세를 모두 내려놓습니다.




언제나 말 뿐인 저의 삶은 그저 그런 삶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누군가를 시기질투하고 부러워하고 미련을 갖습니다. 후회와 후회의 그 간극에만 내 자신을 집중해 매몰되곤 합니다. 그 딛고 도약할 수 있는 틈을 보아야 하는데, 나도 저기에 무임승차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뇌하며 살아가곤 합니다.




주님,

저는 괜찮은 걸까요. 도통 알 수 없는 저의 삶, 저의 못난 삶을 돌이키려면 저는 어찌 해야할까요.




살아가길 원합니다. 살아내길 희망합니다.

많은 것들을 놓쳤던 2022년의 시간들, 여름들, 그리고 슬슬 회복하자면서 또 무너졌던 9월의 시간들.

'나'만을 위해 살아냈던 시간들을 다 내려놓습니다.




내가 아닌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시고, 붙들어 주세요.




주님, 무너졌던 순간들을 미련으로 두는 삶이 아닌 초석으로 삼는 삶을 허락해주세요.

비 온 뒤 땅이 굳으며, 흐린 날 뒤에 맑은 날이 오듯이

그리고 옹기를 만들기 위히 무름과 견고함의 단계를 수없이, 묵묵히 반복해야 하듯이

저의 삶이 그런 옹기장이 같은 삶으로 살아지도록 이끌어주세요.




어떠한 상황과 역경에도 그저 묵묵하게 나의 해야하는 일을 해가는 진정한 청년의 삶을 살도록 하여주세요.

저의 삶은 물러짐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제 그 견고함을 위하여 굳게 하여주시고, 단단해질 수 있도록 주께서 구워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모든 말씀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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