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
장래희망
—
언젠가 도시의 빛을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꺼져가는 sunset 아래로
하나둘 켜져가는 우리의 생명연장장치들
그 빛들은 태양열보단 나를 더 따뜻히 감싸 안습니다
그런 내가 때때로 도시의 빛이 되기를 바라던 적이 있습니다
짐짓 달콤할 것 같아 맞지 않는 딱딱한 전구 몸통에 낑겨 들어가서
어울리지 않는 초록색의 빛을 내고 싶었습니다
이 세상에 슬픈 일이 이리도 많은 건가요
오랫동안 당신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나는
꿈을 꾸듯 핑 머리가 돌고 눈물도 나고 그렇습니다
마치 여러분들이 그립다는듯
잔상도 한 세월,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너에겐 드레스는 맞지 않아, 후질근한 군복같은 거적대기나 걸치고 다녀, 이 못난 초록색 괴물아’ 같은
스윗한 말들도 많았습니다
내가 빨리 소진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줬습니다
다만 아프기만 해서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다음 나의 할 일은 무엇일까요
문득 어둠을 어둡게 칠하는 그림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곳은 좀 덜 아프겠지요
잡탕들이 섞여있는 세상에서
좀 더 잡스럽게
우리의 욕망은 거뭇하니
더욱이 어두워져
그 따뜻했던 빛들을 잡아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