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저는 어느 차 회사의 홍보 담당 직원으로 일했습니다. 회사에 오는 외부의 여러 문의에 대응하는 것이 이 업무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문의는 언론사에서도 오고, 단체나 학회에서도, 여타 회사에서도 옵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소식에 대해서 묻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제가 받는 질문들은 주로 차에 대한 것입니다. 녹차와 홍차는 어떻게 다른가요? 그렇다면 차는 어떻게 발효시키나요? 한국 차를 이야기하시는데, 한중일의 차는 어떻게 다른가요? 이 차는 어디에 좋은가요? 제가 지금 목이 아픈데, 도움이 될까요?
아는 선에서 대답을 해보지만 마음속으론 이 대화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꼬리를 물고 나아갈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그쪽 전문가는 아니라..." 조심스럽게 말끝을 흐리기도 했습니다. "확인해 보고 서면으로 답변드려도 될까요?" 상대는 손사래를 치기 시작합니다. "아! 아니에요... 그럴 것까진 아니고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 하지만 저는 이미 질문을 들었고, 답을 궁금하지 않기엔 늦은 것입니다. 회사에 돌아오면 물어보고, 검색하며, 점차 FAQ에는 막힘 없이 대답할 수 있는 담당자로 성장했습니다. 아, 물론 빠르게 화제를 전환하는 스킬도 성장하게 되었죠. "홍차는 녹차를 발효한 것이고요, 저희 발효차 신제품도 나왔는데, 이번에 아무개 작가님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발효차의 수색을 표현한 작품이 바로 뒤쪽에..."
차를 처음 접할 때, 차 문화가 우리의 일상에 더 가까이 들어올 때, 우리가 거치는 관심의 단계를 보며, 받았던 질문들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차 회사 직원이 가장 많이 받는 차에 대한 질문. 시간이 부족해서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지 못한 게 아쉬웠던 답변들이 차를 막 시작한 분들에게 더욱 풍부한 찻자리를 만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