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nA 8] 택배를 그만두게 되고 또 다른 일을 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택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서울에서 CJ대한통운, 롯데, 한진 각각의 규모가 가장 큰 집배점을 경험해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집화 중심의 집배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러 집배점장에게 직접 배우며 운영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저에게 택배 집배점의 사업 확장성이나 수익 극대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평소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책을 출판하기 전에 택배 집배점의 사업성에 대해 일곱 꼭지를 작성했지만, 우려스러운 마음에 결국 혼자 간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내용에는 많은 기사님들과 집배점장 등 현직자들이 직접적으로 다루어주길 바라는 백마진, 통코드, 운임 사취 문제, 각 택배사의 장단점, 화주사 영업 방법, 사업 확장 전략(용달, 인력사무소, 3PL, 창고 등), 그리고 현재 집배점 사업의 제한점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면 택배 산업의 문제를 일부러 드러내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공개적으로 쓸 수 없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택배업을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청년 택배 기사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에 다양한 택배업 정보와 비전에 써놓으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QnA 9] 택배 기사와 통화하면 내 물건을 기억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크거나 무거운 물건은 특별히 기억하는 경우가 있어요. 또, 하루도 빠짐없이 그 장소에 택배가 간다거나 그러면 그 배달하는 곳이 오늘 무엇을 시켰나 해서 아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보통 통화할 때 몇 시에 오는지 자주 물어보시잖아요? 그러면 어디냐고 물어보시고 몇 시에 간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경우 특별히 그 고객의 물건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아파트나 건물에 물건이 오늘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정도만 막연히 기억하고 평소에 그곳에 가는 시간대를 말씀하시는 걸 수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막연하게 대답했다가 잘못된 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으니까,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운송장 번호를 여쭤보고 검색해서 오늘 가는지 안 가는지 가면 몇 시쯤에 가는지 말씀드렸어요.
◆[QnA 10] 남들과 비교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이 많은데, 그런 비교가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갇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거의 자신처럼 갇혀있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계실까요?
사업을 할 때 화려한 경험만 떠올리고, 그때 받던 대접만 생각했다면 저는 여전히 히키코모리 상태였을 것입니다. 부모님 재산을 물려받아 잘 사는 친구들이나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주눅 들어 있었다면, 세상 밖으로 나올 수도 없었고, 이렇게 책을 내거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의 정답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의 정답이 나의 정답이 될 수 없고, 남의 화려함이 나를 보잘것없게 만들지 않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포장 때문에 나의 도전을 미루거나 나의 행동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자기계발 콘텐츠 중에는 자아 성찰 없이 보여주기식으로만 진행되는 것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극단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나 단기간에 성공하는 사례를 찬양하고 상품화하는 경향이 있죠.
성공하는 사람들의 조언을 따르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지죠.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것을 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할지 스스로 선택해서’ 성공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말하는 매일 아침 이불 개고, 찬물 샤워에, 운동을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체중 관리를 안하는 K팝 재벌도 있고, 해외의 자수성가형 재벌 중에는 마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계발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대신, 자신이 무엇을 할지를 선택한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훌륭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계발 산업이 신격화하는 ‘성공’은 그 산업에서 상품화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공을 위한 보조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자기계발 산업은 마치 그 보조 도구가 성공 그 자체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지쳐 있는 사람들을 더 지치게 하거나 맹목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무엇을 할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이 내면의 성장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모른다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계속 알아보는 거예요. 무엇보다도 외적인 포장보다 내면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해요. 내면의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상담을 공부하고 있는데,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거든요.
◆[QnA 11] 청년 택배 기사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라는 제목의 책에서, 택배기사의 월급이 예상보다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본주의 원리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상당한 힘을 지닌 직업일 수 있는데요.
자본주의에서 ‘택배기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실제로 힘이 주어지는지 궁금합니다.
택배기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그들을 덜 무시하게 되었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것도 자본주의의 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택배기사들은 돈을 많이 벌지만, 그만큼 돈을 허투루 쓰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자본주의에서 진정한 힘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보다, 그 돈을 지속 가능하게 벌 수 있느냐와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닐까요?
예를 들어, 돈을 잘 모으고 투자하면 자산이 증가하고, 이는 경제적 힘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택배기사가 일정 금액을 벌게 되면,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어느 정도의 경제적 힘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책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하루에 많은 양의 물량을 처리하고 빠른 시간 안에 배송해야 하는 압박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 힘이 주어지는 동시에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받는 월급은 힘의 상징이 될 수 있지만, 이 힘이 항상 안정적이거나 지속 가능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QnA 12] 사업을 망해서 얻었던 경험이 있다고요?
네, 잘 진행하고 있던 사업을 동업자의 배신으로 접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택배를 하며 생각해 보니,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경험을 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너는 100억이 있었더라도 결국 잃었을 거야"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야 그 의미가 와닿았습니다. 저는 돈에 대해 헤픈 사람이었는데 그 일로 완전히 달라졌어요. 돈 때문에 힘들어보고 나니 그제야 돈의 소중함이 와닿더라고요. 잃은 것에 비해 큰 교훈을 얻은 셈이죠. 그때부터 돈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고, 돈에 대해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nA 13] 택배 기사님들의 노동강도나 노동시간에 대한 기사, 그에 따른 과로사가 뉴스나 신문에 꽤 많이 보도되기도 합니다.
이 무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일하는 택배 기사의 노동에 대한 기사도 접했는데요, 택배 기사를 사지로 모는 이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혹시 해결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셨을까요?
택배 기사님들의 노동 강도와 노동 시간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이슈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쿠팡 택배기사 1명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뉴스를 접했는데요.
저는 이 부분에서 단순히 기업의 책임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모두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택배기사님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정 인력 배치로 인해 기사님들과 노동자분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작업장의 환경을 개선해서 여름철 더위나 겨울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 같은 기본적인 편의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글에도 썼지만,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너무 지저분해서 저는 별로 쓰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QnA 14] 택배 하면서 바뀌게 된 것
사업 같은 경우, 돈이 한 푼도 안 되다가 어느 순간 확 돈이 들어올 때도 있었는데요. 택배는 그와 달리 매일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같은 돈을 받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사업할 때, 특히 사업이 잘 될 때는 돈도 함부로 빌려주고, 큰돈을 벌게 돼도 감사할 줄 몰랐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택배를 하다 보니 매일의 평범한 일상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어요. 물론 이건 택배 하기 이전에 ‘평범한 일상’이 무너진 경험이 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요.
내가 지금 가진 것들에, 하루하루 일정한 패턴과 습관과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일상에 감사하는 건 정신건강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또 행복이라는 건 외적인 성취가 아니라, 일상 속 작은 것들에 대한 감사와 의미를 발견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요.
택배를 깊이 분석한 택배기사들의 필독서!
막다른 상황에 처한 청년이 스스로를 구해내는 이야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