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과 함께 하는 두 번째 해외여행.
요즘 부쩍 디즈니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원래 디즈니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홍콩 디즈니랜드로의 여행을 계획했다.
나는 한국에서도 사람이 많은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갈 때면, 혹여나 길을 잃거나 할까 봐 미아방지 교육을 꼭 하는 편이다. 이번엔 심지어 해외여행이니, 걱정쟁이 엄마인 나는 가기 전부터 한 걱정이었다.(미아방지 가방을 살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이 너무 불편해할 것 같아 포기했다.)
가기 며칠 전 날, 아이들을 앉혀놓고 해외여행에 가서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한 교육을 했다. 엄마아빠 손을 꼭 잡고 다닐 것, 혹시 엄마아빠가 안 보이면 그 자리에 서서 큰소리로 엄마아빠를 부를 것, 등등. 미아방지 교육을 마무리하며 그래도 오빠는 영어도 할 줄 알고, 엄마아빠 핸드폰 번호도 기억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둘째는 영어도 서툴고, 핸드폰 번호도 기억을 못 한다.
디즈니랜드로 출발하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첫째가 불쑥 동생에게 동그란 종이를 건넨다. 목걸이처럼 생겼는데, 종이에 뭔가 적혀있다.
종이 목걸이에 적힌 것은
동생의 이름과 나의 핸드폰 번호.
엄마의 걱정을 느낀 것인지, 아니면 한 살 어린 동생이 자기도 걱정된 것인지 꽤나 진지하다. 동생에게 절대 엄마아빠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며 미아방지 목걸이를 손수 만들어준 첫째 덕에 꿈과 행복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마음에 이미 행복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