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처제, 동서, 조카가 미국가는 날, 예정된 헤어짐이지만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물리칠 수없다.
지난 몇 년째, 잠깐잠깐 동고동락(同居同樂)했던 처제네 가족!
코로나19 시절에는 아내가 코로나19를 전염시켜 온통 집안에만 콕 처박힌 방콕족이었고, 작년에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인턴(intern) 과정을 밟게 되었다며 처제와 조카네 가족이 와서 자축(自祝) 꿀 여행을 했었다.
금년에도 처제네 가족이 왔다.
몇 번의 익숙함일까? 처제네 가족은 금방 한 가족이 되었다. 미국집처럼 맘껏 편하게 지내길 바라며, 나는 매일 농밀(濃密)한 숨결 나누는 내 방을 비워 주었다.
2주 동안 우리는 함께 행복 여행을 했다.
떠오르는 블루칩(blue chip) 여행지, 신안(新安) 투어! 신안은 내 고향이기에 나는 자신만만, 대단한 여행 가이드인 양 들떴다.
천사대교를 건너가며 우리는 모두 천사(天使)가 되었고, 신안의 명소(名所)이자 바다정원,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인 퍼플교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 인증숏을 찍었고, 퍼플용(龍)의 여의주를 만지며 소원을 빌었다.
천사대교-퍼플교
구리도~할미도 간 무한대(∞)를 내포하는 ‘無限의 다리(Ponte Dell’ Infinito)’를 건널 때에는 가슴 한가득 여유와 힐링을 선물 받았다.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할미바위에도 갔다. ‘금실 좋은 노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고기 잡으러 갔다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한 할아버지를 그리워한 할머니가 바다를 바라보다 바위가 되었다’라는 할미바위, ‘할머니, 할아버지꼭 만나세요’하고 큰소리로 외치니, 할머니께서는 만면(滿面) 가득 행복 미소를 작열하는 듯했다.
무한의 다리-할미바위
후후후. 에로스(eros) 박물관에서는 적나라함(?)에 아찔했고, 배움이 컸다며 모두 웃었다.
치열한 맛의 유혹, 맛집 탐방을빼놓을 수 없다.처제와 동서가 물회와 낙지비빔밥을 그렇게 맛있게 먹을 줄 몰랐다.
지난주에는 조카가 합류하여 여행의 중심지가 서울로 바뀌었다. 그래서시간시간 쪼개가며 청와대 관람, 남대문 시장에서 자갈치 국물, 한복 체험, 명동 거리와 라인 프렌즈 매장 투어, 롯데타워에서 서울 조명하기, 동대문시장에서의 무한 쇼핑, 광장 시장에서의 먹거리 투어, 찹쌀꽈배기 사 먹으러 줄 서기, 밤늦게까지 뚝섬에서 한강 야경 속에 푹 파묻혔다.
수원화성과 성곽길 주야간 투어, 수원행궁과 공방 거리 탐방, 드라마 촬영지에서 사진 찰칵, 와! 스타필드, 온천·찜질방 체험, 눈썹 문신하기, 수많은 맛집에다 또 맛촌 거리 투어 등은 또 다른 재미와 아름다운 추억거리였다.
훌쩍 2주간의 여정(旅程)이 벌써 추억파도 되어 밀려온다.그래서일까? 행복한 시간도 빨리 지나갔다.
우리 부부는 내년을 기약하며 처제네 가족을 배웅했다. 동서와 나는 손을 꽉 쥐며 악수했다. 아내는 처제와 조카랑 포옹했다.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낸다. 언제 우리 또 만나게 될지, 살짝이 눈물방울 훔치며 버스가 저만치 갈 때까지 우린 서로 손을 흔들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