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감정의 현금 흐름표'
직장에 다니던 시절, 가계부라는 단어는 내게 오랜 시간 ‘두려움의 문서’였다.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면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빠져나가는 고정비 항목들이 내 통장을 휩쓸었다.
교육비, 보험료, 적금, 대출이자, 식비, 교제비, 경조사비, 교통비...
이쯤 되면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건가?’ 싶었다.
마음도 통장처럼 바닥을 드러낸다.
그런데 은퇴 후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감정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돈의 흐름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감정의 흐름에는 너무 무신경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가계는 망가지듯, 감정도 마찬가지다.
기쁨과 감사, 인정과 환대 같은 감정이 들어오지 않고 불안, 분노, 외로움, 억울함이 계속 빠져나가기만 하면 어느새 마음은 마이너스 계좌가 된다.
중년이 되면 인생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감정의 현금 흐름표’를 들여다볼 시점이 온다.
돈은 많지만 웃음이 적고, 대화가 없는 고립된 삶이라면, 그건 수익성 높은 불행이다.
반대로, 가진 건 많지 않아도 소소한 일상에서 위로와 환대가 오가는 삶이라면, 그건 감정 자산이 풍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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