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느리게 가길 바라오.

by 방송작가 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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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봄 #시 #꽃같은그대 #이해인 님 #봄이오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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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봄인데 초여름 날씨가 돌아왔다. 조금은 늦게, 느리게
돌아오면 될텐데 날씨가 급한가보다. 봄이 조금은 더 더디게
가길. 봄 햇살과 봄 바람이 조금은 더 느리게 가길. 그리 생각하면서 봄의 시들을 읽는다.

#겹벚꽃 #대구대학교 #겹벚꽃아래 #꽃을닮은 #그대의봄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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