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등대와 바다

by 방송작가 최현지

어느 여름, 동해바다에 서 있는 등대를 보았다.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면서 각자의 자리와 개성을 지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반가운 친구를 만난 듯 다정하게 바라본다.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긴 폭우가 쏟아지다 다시 만난 맑은 하늘이 참 귀하다. 우리 의식주에 꼭 필요한 것이 불과 물인데, 때때로 그것이 공포와 절망이 된다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자연적인 재해와 재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치않는 존재라는 걸 안다. 부디 죽음보다 삶이 더 빛나는 나날이기를. 흐린 날의 슬픔도 맑은 날의 기쁨으로 다시금 살아가기를. 맑은 하늘이 누군가의 원망을 받기보다 희망이 되는 하루이기를. 그렇게 또 희망을 품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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