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외 왕이 되는법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by 방송작가 최현지

‘안녕하세요, HCN 방송국 최현지작가 입니다.’ 매일 입에 달도록 하는 인사말이다.

방송작가로서 매일하는 업무는 바로 섭외 전화다. 그러므로 내게 휴대폰은 전쟁터로 나가는 군인들의 ‘총’과도 같은 존재 이다. 언제나 통화가 되어야 하고, 통화가 되지 않는다면, 문자나 카톡이라도 되야만 한다. 방송작가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섭외’ 이니까.

과거엔 방송 출연한다고 하면 연예인만 생각하지만, 옛말이다. 시청자가 방송에 출연하는 시대가 바로 현 시대다. 나는 일반인이 연예인이 될 수 있는 현 시대에서 14년째 방송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14년의 세월은 스스로를 향한 자부심과 방송을 향한 책임감으로 똘똘뭉쳐 지금의 섭외왕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섭외왕인가? 쉽게 말해 14년간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그 중 진행자와 가수 출연진을 제외하곤 ‘일반인’이 내 프로그램의 주인공들 이었다. 그중엔 평범한 일반인부터 노래 실력이 수준급인 노래방 사장님, 배우를 꿈꾸는 택배기사 청년, 동안 미모의 미용실 아주머니, 춤 잘추는 여대생, 말 잘하는 동네 할머니 등 각자가 가진 끼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발견하고 섭외하는 게 내 일이었고, 나는 단 한번의 펑크없이 매번 그 멋진 사람들을 발견했고, 출연자로 섭외했다.

섭외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픈 마인드와 칭찬,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사교성이나 친절함과는 또 다르다. ‘진심’과 ‘신뢰’가 담겨야 한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믿고 신뢰해야 오래 인연을 맺을 수 있다. 누군가의 끼와 재능을 한 순간 섭외를 위해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히 칭찬하는 것이다. 그 순간 섭외가 되지 않더라도, 한달, 두달 후에 다시 만날 수 있고, 내가 바라본 그 사람의 끼와 재능은 변함없거나, 변화하고 나아가기 때문이다. 방송작가로서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 또한 바로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눈’이다.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의 재능을 칭찬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늘 섭외를 시작할 때, ‘꼭 출연해주세요’가 아니라, ‘꼭 하지 않으셔도 되니까, 고민만 해 보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당신의 재능을 존경합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대한다.

단지 출연 섭외를 위해서가 아니다. 방송을 위해서도 아니다. 어떤 한 사람에게 잊지 못할 색다른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14년을 일했고, 내평생 작가가 천직이란 타이틀을 가지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섭외를 한다. 220301_방송작가_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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