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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평> 악시 오 장편소설 [바다에 빠진 소녀]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by 방송작가 최현지

#광고 #서평 #도서협찬

효녀 심청 No!
현대판 영웅 심청전 탄생
장편 소설 <바다에 빠진 소녀>

#소설추천 #바다에빠진소녀
#악시오작가 #김경미옮김 #이봄출판

제목을 보면 언뜻 심청전을 떠올릴 수 있지만 다르다. 심청이를 구하기 위해, 가족을 위해 바다에 빠진 소녀, 미나의 이야기다. 이 책은 바닷 속, 상상 속 용궁의 이미지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주인공 미나는 솔직하고 용감하다. 캐릭터에서 주는 건강하고 자주적인 요소가 멋지다. 신과 용왕, 용궁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스토리가 재밌다. 때로는 절망하고, 때로는 환희하는 용궁에서의 에피소드가 탄탄하고 매력적이다. 미나가 극 중 오빠의 아내인 심청을 인간 세계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진하는 모습과 동시에 용감하고 확신에 찬 모습이 과거와 현대의 여성상을 잘 조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치열하고도 외로운 용궁 생활에서도 희망을 잃치않고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의지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과 신의 로맨스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신과 인간이 사랑에 빠진다는 것에서 로맨스를 연상하지만, 그 것보다 '미나'라는 인물 위주로 남녀간의 사랑보다, 가족애, 인간의 내면적인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과하지 않은 담백한 소설이다. 가족, 친구, 사람, 그리고 신을 향한 애정과 관심은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고 생성한다. 겁없이 용감한 한 소녀의 용궁 여행기를 참신하게 그려냈다. 소설을 다 읽었을 땐, 이 이야기가 어벤져스와 같은 히어로물로 만들어져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여름날 지루함없이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는 여름 최애작이라 추천하고 싶다. '심청이를 구하고, 나라를 구한' 소녀 미나의 캐릭터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멋져서 악시오 작가님의 새로운 신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하지만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신이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일 년." 내가 말했다.
"일 년 뒤 나를 찾아와서 내가 바라는 게 뭔지 물어보세요." p.337

- 마지막으로 신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을 사랑해. 날 기다려줘.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에서. p.338

- 운명을 쫓지 마, 미나. 운명이 널 쫓게 만들어야지. p.321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어딘가에 가야만 해요. 여기서 기다려줄래요? 날 믿죠?"
신은 처음엔 아무 말 없이, 바다같이 깊은 눈으로 나를 바라만 본다. 그러다 미소를 짓고 입술을 작게 움직여 말한다.
"내 혼을 걸고."
나는 정원과, 대전과, 뜰을 통과해 다시 나간다. 용왕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커다란 계단을 내려간다. 심장이 가슴속에서 요란하게 뛴다. 내 질문에 대한 답이 가까이 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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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만난 바다와 자연을 만끽하며 틈틈이 책을 읽었다. 책 속에 있는 바닷속은 상상의 용궁이지만 여행에서 만큼은 주인공의 마음으로 소설을 읽고 나라면 어땠을까 재미난 상상을 하기도 했다. [바다에 빠진 소녀]는 결국 자신의 확고한 의지와 믿음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가족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게 되는 영웅이다. 일반적인 로맨스, 판타지와는 달리, 가족애를 깊이있게 담았고, 당당한 현대판 여성 히어로를 탄생시킨 신선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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