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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 서평> 기자 한소범 님의 [청춘유감]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by 방송작가 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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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서평 #독파챌린지

기자 한소범 산문집
[ 청춘유감 ]
불현듯 시작되는 한낮의 불꽃놀이
여름 날 반짝이는 청춘 에세이

#에세이추천 #청춘유감 #한소범기자
#독파 #산문집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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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편이다. 울면서 걷기도 해봤고, 넘어지며 자라는 것도 해 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이십 대를 추억하기도 했다. 올해로 15년째 방송 작가로 일하고 있지만 시작은 기자였다. 국문학과에 진학해서 학보사 기자로서 활동했던 게 시작이었다. 글 쓰는 일은 모두 경험해 보자는 마음으로, 수습 기자부터 에디터, 프리뷰어 등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글 쓰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고, 우연한 기회로 KBS 방송국에서 다큐 프리뷰어를 시작으로 방송작가라는 직업에 발을 들였다. 한소범 기자는 소설가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기자라는 직업에 애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녀의 이야기는 프롤로그부터 남달랐다.

‘한소범 씨는 소설의 소재가 필요해서 기자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저는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기자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정말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일을 목격하고 싶습니다.
입이 없는 사람들의 입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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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한소범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소설을 쓸 당시, 차비를 아끼기 위해 한 시간 반을 매일 걸어 다녔다는 이야기, 씨네 21 잡지를 즐겨봤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열정페이를 경험한 이야기, 독립 영화 촬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 그녀가 기억하는 그녀의 청춘의 시간은 치열하고도 뜨거웠다. 그녀가 기자가 되기까지 겪었던 경험들을 떠올리니 왠지 모르게 대견했다. 그 외 기자 일을 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생각보다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았다.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직업이 기자인데 긍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기자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녀는 아마도 열정적인 기자로서의 캐릭터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보통 작가나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 특징 중 하나가 작가를 좋아하게 되면 글을 잘 쓰고 싶어 글쓰는 직업에 도전하게 된다. 기자와 작가는 같은 듯 다른 차이점이 있다. 기자는 비교적 정규직이 고, 작가는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한다. 또한 기자는 사실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면, 작가는 감성을 살리는 게 목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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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매일 새벽 한 시간 반씩 홀로 걸으면서까지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소설이야말로 바로 ‘아무도 쓰라고 한 적 없는데도’ 쓸 수밖에 없어서 쓰게 되는 무엇이었다. 쓰여야만 하는데 어떤 글의 형태로도 충분하지 않을 때, 오로지 소설만이 가능한 방식처럼 느껴질 때 소설을 쓰게 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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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을 좋아하는 마음은 일을 하는 동안에도 나의 큰 자산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더 이상 그 일을 좋아할 수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일이 좋았다. 좋아해서 잘 쓰고 싶었고, 좋아해서 잘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좋아하는 마음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될 수 없었다. 설사 그게 직업이 된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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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워하면서도 가끔 찾아오는 작은 보람과 재미를 호사라고 생각하면서 견디는 것이 전부일지 모른다.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 저울질하며, 겨우 균형을 잡고 있다. 나는 이제 처음 기자가 됐을 때만큼 선배들을 동경하지 않는다. 다만 그 선배들도 겨우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 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걸 깨닫자, 비로소 선배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일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나는 아직 그만두지 않았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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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작가는 같은 듯 다른 직업이지만, 그래서 더욱 공감되고 애틋하다. 기자가 된 이후 그녀가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계속 소설을 써줬으면 좋겠다. 치열했던 청춘의 시간을 에세이로 만났으니, 다음은 창작의 결과물로 그녀의 소설을 만나고 싶다. 글쓰는 직업을 가진동무로서, 묵묵히 응원하고 기대할게요, 한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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