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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진 Apr 04. 2023

일본 드라마 <사일런트> 촬영지 따라 도쿄 걷기

사일런트, 스즈메의 문단속,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 도쿄 촬영지!

최근에 도쿄에 다녀왔다. 교환학생을 하며 유럽을 여유롭게 여행할 때와 달리 도쿄 여행은 빽빽한 일정을 짜서 다녀왔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가고 싶은 곳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건축, 커피, 문구 등 다양한 코스를 짜서 다녀왔고, 오늘의 주제는 그중 하나였던 드라마 촬영지이다. 최근 정말 핫했던 드라마인 <사일런트>를 메인으로 <스즈메의 문단속>,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의 촬영지도 살짝씩 소개해보는 걸로! 밑에 넘버링을 해두었으니 궁금한 곳만 보고 싶다면 번호에 맞춰 내려보면 될 것 같다.


1. <사일런트> 츠무기가 일하는 시부야 타워레코드

2. <사일런트> 츠무기와 소우가 다시 만나는 세타가야다이타역

3. <사일런트> 츠무기와 소우가 자주 간 cafe ANEA

4. <스즈메의 문단속> 오차노미즈역 히지리바시

5.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 스카이트리, 아사쿠사 근처


길을 걷기만 해도 좋아하는 배우들을 볼 수 있었다!



1. <사일런트> 츠무기가 일하는 시부야 타워레코드

처음 도착한 날은 비가 내렸다. 이 날은 타워레코드가 닫은 날이라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비를 맞으며 쓰레기를 버리던 츠무기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소우의 모습이 생각나서 좋았다. 드라마에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해서 그런가 타워레코드에서 츠무기가 일한다는 설정 또한 좋았다.


다음 날 다시 타워레코드에 왔다. 사실 타워레코드는 전에 도쿄 여행을 했을 때 와본 적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음반 프로모션 덕에 지루하지 않게 둘러볼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마주한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 바이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를 떠올리게 했다.


또 1층 한쪽 벽면에는 NCT 드림의 프로모션이 있었다. 도쿄 곳곳을 걸으면서 르세라핌을 비롯해 한국 아이돌들의 광고를 봤는데 케이팝의 인기를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지금 어느 편의점만 가도 일본 캐릭터를 볼 수 있는데 두 나라가 가까워서 그런가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게 느껴졌다.


또한 위로 올라가니 코난 그레이의 Superache Tour 프로모션도 진행되고 있었다. 포스트잇으로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었고, 카메라로 찍는 오리지널 AR 포토프레임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었다. 나도 직접 찍어봤는데 데이터가 잘 안 터져서 해볼 수 없어 아쉬웠다.


얼마 전 일본은 세계 음악 시장 2위일 뿐만 아니라 음반 시장의 규모가 정말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부야 한복판에 음반 매장이 이렇게 크게 자리하고 있다니 일본 음반 시장의 규모가 체감이 된다. 일례로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5년, 2018년에 각각 연속 도쿄 돔 2일 치 티켓을 매진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해외 연예인들이 일본 투어를 좋아하는 이유가 단번에 이해가 됐다. (ㅠ.ㅠ)




2. <사일런트> 츠무기와 소우가 다시 만나는 세타가야다이타역

여행 셋째 날은 아침부터 시모키타자와로 향했다. 요즘 도쿄에서 가장 힙한 곳 중 한 곳이라고 들었다. 근처에 <사일런트> 촬영지인 세타가야다이타역을 가면서 겸사겸사 들렀다. 브루클린 커피 컴퍼니에서 라테를 한 잔 마시고 근처 문구점이 여는 시간에 맞춰 자리를 옮겼다.


카페에서 문구점으로 걸어가는 길은 한산했다. 낮은 주택들의 평화로움과 맑은 하늘은 내 기분까지 맑아지게 했다. 바로 세타가야다이타역을 소개하지 않고 걸어가는 길까지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길 또한 <사일런트>의 촬영지이기 때문이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극 중 4화에서 산책하던 미나토와 츠무기, 소우와 나나가 마주치는 곳이다. 드라마에서와 같이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


또 바로 옆길 또한 드라마에 나온 곳이다. 이 길에도 서점, 카페 등 감성 있는 곳이 많아서 추천하고 싶다. 난 이 근처 Nikkiya Tsukihi라는 곳에 다녀왔다. 문구나 책에 관심이 많다면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자세한 후기는 도쿄 문구 투어 글에서 적어볼 예정이다.


드디어 도착한 세타가야다이타역!!

드라마가 2022년 12월에 종영했고, 내가 2023년 2월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다. 놀라웠던 건 연령대가 다양했다는 거? 남편 분께서 아내 분의 덕후투어를 도와주는 게 정말 좋아 보였다.


오다큐선의 세타가야다이타역은 작고 평범한 역이었는데 드라마 <사일런트>로 인해 갑자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나처럼 드라마의 추억을 되새기러 오는 사람들 때문이겠지! 이런 평범한 장소를 찾아내고 예쁘게 영상에 담는 사람들을 보며 무엇을 봐도 보는 이의 시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평범함과 특별함은 한 끗차이가 아닐까?


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대망의 벤치!!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벤치가 나란히 두 개가 있는데 내가 앉은 벤치가 소우(메구로 렌)이 앉았던 벤치이다. 소우와 츠무기가 재회한 곳!!!


그리고 쭉 길을 따라 내려가면 이 다리가 보이는데 이곳은 1화 엔딩에 나온 곳이다. 레전드의 시작... 시모키타자와역으로부터 세타가야다이타역까지 걸어오면서 하나의 긴 길을 다 촬영지로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진짜 이 동네에서 주인공들이 살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동네 자체가 <사일런트> 같았다.




3. <사일런트> 츠무기와 소우가 자주 간 cafe ANEA

세타가야다이타역에서 버스를 한 번 타고 이동한 곳은 ANEA CAFE Matsumizaka점이다. 그런데 두둥! 이날은 휴무일이었다. 날씨와 휴무일 동선을 모두 고려하다 보니 결국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다.


이 카페는 여러 번 드라마에 나왔지만 눈물을 펑펑 쏟은 2화 엔딩을 찍은 곳이라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못 가게 됐다. 이곳에서 꼭!! 푸딩을 먹고 싶었는데.. 수어로 푸링을 표현하면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이 카페에 가면 silent를 라테아트로 그려준다고도 한다!

 

아쉬운 마음에 소우와 츠무기의 사진을 남기고 <사일런트> 투어는 여기서 끝!


+ 2024년 1월에 다시 다녀온 도쿄에서 방문했다.

원래 가려던 카페가 잡지 촬영 일정으로 인해 늦게 열어서 어디 갈까 하다가 동생이 저번에 못간 거기 가자 해서 다녀왔다. 드라마 종영한 지도 어언 1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오픈 전부터 웨이팅이 있었다. (웨이팅 순서대로 자리를 고르다 보니 창가 자리는 못 앉았다.) 배가 안 고파서 시킨 샐러드가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고 동생이 나폴리탄 진짜 맛있었다고 해서 만족했다. 아무래도 동생은 드라마 팬이 아니다보니 어쩌다 온 거치고 동생을 만족시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만 위치가 조금 애매해서 드라마 팬이 아니라면 굳이 와볼 사람은 많이 없을 것 같음!



4. <스즈메의 문단속> 오차노미즈역 히지리바시

친구가 얼마 전 도쿄 여행 일정표가 있냐며 연락을 해왔다. 그러면서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온 곳을 갈 거라고 말했는데 난 영화를 안 봐서 모른다고 어디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친구가 보낸 곳이 오차노미즈역 근처 히지리바시 다리였다. 내가 이미 다녀온 곳이었다. <스즈메의 문단속> 때문은 아니지만 <카페 뤼미에르>라는 영화에 나온 곳이라길래 예뻐서 다녀온 건데 최근에 다시 핫해지고 있었다.


이곳은 3대의 전차가 동시에 지나가는 걸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는 꼭 그 장면을 찍고 싶은 건 아니었기에 여러 색깔의 전차가 지나가는 걸 구경하고 자리를 떠났지만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이들은 여기서 몇 시간이고 기다려서 찍었다는 후기도 봤다.




5.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 스카이트리, 아사쿠사 근처

마지막 드라마는 사토 타케루, 카미시라이시 모네 주연의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이다. 뻔하지만 아는 맛의 재밌는 드라마이다. 스카이트리 근처를 배경으로 촬영된 이 드라마를 나는 정말 재밌게 봤다. 이 드라마는 도쿄 여행을 다녀온 후에 봐서 완전히 똑같은 곳에 다녀오지는 못했지만 스카이트리와 아사쿠사를 사진과 간단하게 설명을 적어보려 한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 중에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으면서 일본인 친구들이 하던 말이 "아사쿠사는 안 가?"였다. 사실 스카이트리보다는 도쿄타워를 좋아하기도 하고, 아사쿠사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들이 추천을 따라 즉흥적으로 아사쿠사도 일정에 추가해서 다녀왔다. (외국인 친구들이 서울 와서 경복궁 안 보고 가겠다는 말과 비슷한 느낌이려나 싶었다.)


사람이 많아 사진을 찍지 못했던 아사쿠사 가미나리몬이 극 중 나나세가 수학여행을 왔던 곳이다. 또한 이 근처에 인연을 맺기 위해 나나세가 방문한 신사가 있는데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를 모시는 '이마도 신사'도 촬영지라고 한다. (여기를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라는 점을 빼고도 일본의 느낌이 가득한 곳이니 한 번쯤 와보기를 추천한다! 즉흥적으로 끼운 곳이었지만 동생도 나도 만족했다.


사실은 도쿄 여행을 가기 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재밌게 읽어서 신주쿠 니노쿠니야 서점, 재즈 카페 DUG도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상 가볼 수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온 곳을 직접 가보며 도쿄를 더욱 구석구석 가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도 사람이 많은 곳보단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데 도쿄에서도 촬영지를 따라 한적한 도쿄의 느낌을 듬뿍 얻을 수 있어 행복했다! 다음 도쿄 여행은 언제일지! 도쿄 드라마 투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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