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가 불러온 우연과 인연 3.

네덜란드와 꿈꾸는 자전거

by Writer Liam


#10.

헤이그가 불러온 우연과 인연 3.


그렇게

그 날의 헤이그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다음 날 암스테르담을 여행하기로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암스테르담에 체류 중이었기에 내가 그곳으로 가기로 한 것이었다. 오후 1시 30분쯤이었을까 기차가 도착한 후 그와 담 광장(Dam Square)에서 형직이와 먼저 만나 걷고 난 후 식사를 한 후 수지 누나까지 합류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날은 먼저 만난 형직이의 귀국날이었고 함께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나머지 한 명은 다음 날 출국이었다.)


그 날 마침 담 광장 앞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서 생명을 잃은 네덜란드의 젊은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비에 조의를 뜻하는 꽃들과 화환들이 놓여있었다.(평소에는 원래 서있는 새하얀 추모비와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만 볼 수 있다.) 센트랄 역과 연결되어있고 담 광장의 남쪽에는 상점가가 위치해있는 Kalverstraat(칼퍼 스트라트)가 있으며 이 곳은 보행자 전용 도로라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사실 전날부터 형직이가 추천에 추천을 거듭한 밀크셰이크가 있었는데 겸사겸사 먹어보기 위해 상점가로 들어섰다. 'Icebakery'라는 이름의 가게의 그곳은 내가 줄을 섰을 땐 대기하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나의 등 뒤로 순식간에 엄청나게 긴 대기열이 생겼다.(이 놈의 화제성이란....(feat. 개소리)) 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맛이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Iijs bakkeri.jpg
Iijs bakkeri-Milkshake.jpg
아*스베이커리(좌), 인기 품목인 밀크셰이크(우)

그리고 형직이가 귀국길에 필요한 것들(대부분이 지인들을 위한 선물들과 연인을 위한 선물)을 사기 위해 같이 돌아다녔고 입욕제로 유명한 한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 들어갔다. 영국에 갔을 때 미처 사 오지 못했다며 마치 반가워하는 기색이었다. 한창 물건을 보고 정하는 도중에 한국어 전공을 하는 현지인 직원과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등 꽤 재밌는 쇼핑이었다.(비록 나는 구입한 게 없었지만..)



보기와는 다르게도

나는 엄청나게 달콤한 음식을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다.(하지만 딸기 맛이 첨가되면 이야기가 약간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분명 엄청 달콤한 조합임이 분명할 텐데 그렇게 마냥 달지 않았다. 나는 이것이 우유가 단 맛들을 많이 잡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밀크셰이크를 마시고 골목에 있던 맥주 가게에서 맥주 한 잔 하고 난 후 우리는 암스테르담을 여기저기 걸어 다니기도 하고 형직이의 선물을 산 후에 슬슬 배가 고파진 우리는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 앉고 피자와 맥주를 주문했다. 이쯤 되면 네덜란드 음식에 대해 아마 궁금해질 법도 한데 네덜란드는 음식으로 그다지 유명한 구석이 없는 나라다.(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터키, 일본 음식이 인기가 많다.)



Pizzawinkel.jpg
Pizza & beer.jpg
피*리아 이탈리안 레스토랑(좌), 페퍼로니 피자(우)과 바바리아 맥주(네덜란드 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네덜란드의 음식들은

대부분이 (감자고 뭐고 전부 다) Mash(빻다, 으깨다, 짓이기다.)해서 먹는 게 보통인 나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외에 생각해보라면 ‘스탐폿’처럼 뜨겁게 끓여 먹는 음식이나 (썰어서 피클, 양파, 드레싱과 같이 날로 먹는)’청어’ 혹은 ‘구운 청어 샌드위치’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아마 네덜란드 음식을 찾지 말고 맛있는 것을 찾아먹는 게 더 기분 좋은 여행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네덜란드 미안..)


그렇게 피자를 먹고 있던 도중에 수지 누나의 합류로 다시 3명이 모였다.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던 누나까지 피자를 먹고 나서 형직이의 출국을 위한 공항행 기차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본격적으로 남은 암스테르담 탐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은 너무나도 빨랐고 암스테르담 센트랄 역에서 형직이와 한국에서 만나기로 세 명이서 약속을 하고 석별의 정을 나눈 후에 나와 누나의 나머지 투어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암스테르담 보트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고, 표를 구매한 후 보트에 올라섰다.(보트 투어를 진행하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라 가격을 딱 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내가 구매했던 보트 투어의 가격은 €16였다.) 그 이후 역 인근에 위치한 H호텔의 자회사인 호텔이 있는데 그곳의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여행객들 사이에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는 수지 누나의 추천으로 우리는 라운지에서 음료를 즐기며 여행에 대한 이야기와 야경을 보았다.



Amsterdam 4.jpg
Amsterdam 20.jpg
Amsterdam 16.jpg
카날 크루즈를 타면 육상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샌가 자정이 다 되어 슬슬 일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기차를 타러 역으로 돌아가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랬다. 언제나 그렇든 만남은 새로워서 두근거리고 헤어짐은 맞기 싫은 순간이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전할 이 이야기들로 하여금 그 순간과 추억들이 그들의 향수가 되어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에세이로, 그들의 에세이로, 우리의 에세이로..


- 헤이그가 불러온 우연과 인연 完 -


(P.S - 나는 이 날 로테르담으로 돌아간 후 전철이 끊겨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