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어릴 때부터 나에게 서울이란, 또는 한국이란 그저 감흥 없는, 그냥 내가 살아가고 있는 재미없는 배경일뿐이었다. 비행기를 타야만 여행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한국에서 새로운 장소를 가더라도 그저 따분함을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막상 예쁜 풍경을 마주하더라도 ‘그래봤자 한국인데 뭐’하며 나 스스로 나를 따분한 공간으로 집어넣었고, 결국 그 아름다움을 피해 갔다.
이러한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시점은 2021년 코로나 사태의 막바지가 오면서였다.
2020년 2월 드디어 한국을 벗어나 나에게도 진정한 여행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무척이나 설레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타깃은 포르투갈이었고 나에게는 제일 평범해 보이지 않는 미지의 나라로 보였기 때문에 기대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하나둘씩 여행계획을 채워나갔다.
하지만 내 바램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1월 정도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나타났고, 마치 재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중국에서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시신이 곳곳에 널려있는, 그런 무시무시한 상황이 나타났다. 결국 나는 잠시 기대를 묻어두기로 했다. 아쉬움으로 매일매일 한숨이 푹푹 새어 나왔지만,
엄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었기에 혹여나 엄마가 바이러스를 타지에서 겪을까 봐, 그런 위험까지 안고 갈 수는 없었다. 그렇게 바이러스가 빨리 끝나기를 기도했다.
이 바이러스는 그칠 줄 몰랐고, 결국 코로나라는 이름도 얻게 되었다. 국내에서의 외출도 점점 쉽지 않아 지게 되었고, 이런 우울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나는 점점 더 이불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불과 3개월 만에 어디든지 떠나고 싶은 사람에서 2D에 갇혀 세상밖으로 나오기 두려운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렇게 점점 6개월, 1년, 2년 ,, 내 청춘이 조금씩 증발해 나갔다.
2021년 막바지가 되어서 나의 지나간 시간들이 너무 슬퍼 보였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갇혀 보냈던 시간들에게 보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위시리스트를 써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