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속 아뜰리에, 첫 번째 프로젝트
주제 : 당신이 섬세하게 느끼는 삶의 부분
제가 첫 주제를 던질 사람이라 영광입니다. 굽신굽신.
우리의 첫출발을 위해 제일 적절한 주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예술을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여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바로 정한 제목이 '당신이 섬세하게 느끼는 삶의 부분'입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삶(생활)에서 예술이라고 느끼는 것, 특히 압도적으로 느끼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자신의 분야나 혹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시각을 이야기해본다면 자신이 평소에 느끼던 흥미로운 것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 보거나, 더 구체화한다거나... 그러지 않을까요? 사람들에게 "우린 세상을 볼 때 이런 것들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나는 이런 삶을 살아요."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달의 편지 : 프랑스 유학생, 그래픽 디자인, 자유로운 모험가
여러분들은 주변에서 간판과 책과 같은 글자를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그냥 무의식적으로 지나치시나요? 그저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만 생각하시나요? 어떤 시각으로 세상의 글자들을 바라보시나요?
위에 질문들과 길을 걷고 있을 때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된 계기는 한 유튜브 댓글을 읽은 후부터였어요. “책 디자인이 뭐가 중요하냐, 글이 중요하지”라는 댓글을 읽고 난 후 제 세계를 글로 적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최근에 길거리 간판들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나, 도시 풍경을 볼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던 것은 ‘길거리의 간판들’이었습니다. “난 왜 간판이 눈에 들어오지? 아마 다른 사람들도 나랑 같을 거야. 간판은 가게를 나타내 주는 것들인데 당연히 눈에 띄는 게 맞지”라고 생각했었고, 제가 간판을 좋아한다는 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좋아할 거리”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무의식 중에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런 카테고리는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죠. 최근에 제가 간판을, 타이포그래피를 좋아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계기는 타이포그래피의 영향력에 대해 깨달은 시점부터 입니다.
타이포그래피는 사방에 퍼져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메시지들을 하루에 엄청난 양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됩니다. 굵기와 너비, 세리프와 산세리프 등 세심한 포인트에 따라 글자의 분위기는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언어의 모양이 그 나라를 광범위하게 대표한다면 타이포그래피는 세심한 감수성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타이포그래피는 글자의 표정이거든요. 그래서 아마 수많은 메시지들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 서체의 표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글꼴의 탄생 배경과 특징을 잘 안다면 어떤 상황에 그 서체가 어울릴지 생각할 수 있어요. 보다 메시지를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요.
옛 간판을 보면, 또 그게 어찌나 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타이포그래피는 시대 상황과 문화를 보여주는 것들 중 하나잖아요. 오래된 골목길을 가면 정겨운 간판들이 보이는데, 옛날 간판들은 붓으로 적기도 하고 직접 그려 붙이기도 해서 만든 이의 필체나 정체성을 나타내는 작업이자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때의 우리를 나타내 주는 것들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것을 한 흐름으로 묶고, 그 경향을 현시대의 문화와 접목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글자 이야기를 할 때 책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책 보는 것을 좋아해요. 어... 읽는 것 말고, 그냥 눈으로 보는 것 말이에요. 너무 책이 예뻐서 사버리고 안 읽었던 적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전 어머니에게 꾸중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읽으려고 산 책들 아니냐고 말이에요. 일단 저는 책을 볼 때도 첫 번째로 관찰하는 것은 디자인입니다. 표지나 서체를 정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어떻게 이 책을 이해하고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책을 읽는 편이에요. 저는 예쁜 책들을 보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다분해요. 다들 그럴 거라 생각해요. 맞죠? (웃음).
간판과 책, 포스터 등 다양한 글자들은 저에게는 자극적인 시각적 자료이자 작품입니다. 저는 글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글솜씨가 좋지 않아, 생각을 글로 적을 땐 뒤죽박죽이죠. 그래서 제가 이 스터디를 참여한 이유는 글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자의 목적인 의사소통에 대해 더 배워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모든 글자들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매개체이니까요. 이 주제를 통해 이러한 세상의 시각적인 것들은 제 삶의 일부분이고,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중 하나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어요.
우체통 속 아뜰리에 @atelier.in.postbox
네 명의 예술가가 전하는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
우체통 속 아뜰리에에 어서 오세요.
독자 투고 : aterlierpb@gmail.com